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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경기북부 북콘서트 메시지 [전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경기북부 북콘서트 메시지 [전문]
  • 김영근 기자
  • 승인 2017.01.17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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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우 고태영 (사진: 채널A)

의정부에 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경기도지사 시절 의정부를 비롯해 경기도 북부의 발전을 위해 진력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2청사를 방문하는데 시간을 절약하느라고 헬기를 수도 없이 많이 탔습니다.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헬기 많이 탄다고 지적을 하면 저는 ‘누가 헬기 타고 싶어서 타는 줄 아느냐?’ “우리 아내는 헬기 타는 것을 싫어한다”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경기도 지사 업적 중에 가장 많이 꼽는 것이 투자유치이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북부지역 파주의 LG 디스플레이 단지 조성입니다. 고생도 많이 했고 추억도 많습니다. 중앙정부와 하도 많이 싸워서 준공식 때 노무현 대통령이 축사 초두에 “손 지사님, 이제 만족하십니까?” 하고 말씀하시고,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굽혀 “네, 감사합니다”하고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파주 인구가 그때 17만명이었는데 지금은 42만명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투자는 일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4차산업혁명을 앞두고 있는 지금 투자의 고용효과는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실업자를 늘려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투자를 늘리고 첨단 산업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파주의 발전이 그 모범사례가 됩니다.

저는 의정부에 올 때마다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제가 도지사를 하면서 경기도 북부의 중심도시인 이 곳 의정부에 특별히 내세울 업적을 이룩한 것이 없다는 죄책감이 있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의정부도 첨단산업기지가 들어서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도지사로 있을 때 죽을 고생을 하며 조성한 판교 테크노밸리가 모델입니다. 지금 그곳은 20만평 단지에 1100여개의 최첨단 기업이 7만2천명의 최고급 인력을 고용하고 연 매출 70조원을 생산하는 최고의 첨단기업단지입니다. 국가에서는 판교의 성공사례를 보고 바로 옆에 같은 규모의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의정부에 이러한 첨단산업단지를 만들면 됩니다. 306보충대나 미군이전 부대의 부지에 IDC (Internet Data Center)를 세우면 우선 4만개의 고급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IDC가 들어서면 첨단기업이 줄줄이 들어올 것입니다. 우리나라 IT 최고전문가의 한 사람이신 이 지역 출신 장화철 회장의 아이디어이기도 합니다. 경기도 북부지역에 반경 50 Km 이내에 IDC가 하나도 없다는 현실은 경기도 북부지역의 첨단산업 인프라가 얼마나 열악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이제는 경기도 북부지역의 분도를 적극 추진할 때가 되었다고 말씀드립니다. 지금 북부지역은 인구가 360만명으로 서울, 경기도, 부산에 이어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이제는 광역단체로서의 인프라를 갖추어서 독자적인 발전의 기틀을 갖추었고, 독립되어야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미 경찰은 경기북부경찰청을 독립시켜 독자적인 행정체계를 갖추었습니다. 행정의 중심인 광역자치단체야말로 이제는 비효율성를 제거하고 독자적인 발전의 토대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국정의 중심에 서면 반드시 분도를 이루어 내겠습니다.

존경하는 경기도 북부지역 국민 여러분,

지난 연말부터 2개월 넘게 이어진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특히 젊은 층은 열 중 아홉이 정권교체가 이루지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 직접적 원인이지만 지난 10년간 보수정권 아래서 우리 국민들이 너무 살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정권교체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 이제는 어떤 정권교체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차기 정부의 임무가 막중하기 때문입니다. 차기정부는 비단 보수정권 10년의 실정을 바로 잡아야할 뿐만 아니라 수십년간 누적되어온 적폐를 청산해야 합니다. 광장은 이미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광장을 가득채운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은 우리 국민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강렬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돌이켜보면 수평적 정권교체로 시작된 지난 10년의 민주정부의 성과는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권교체의 의의를 의심하게 할 정도로 아쉬운 대목도 많습니다.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불평등 문제는 민주정부가 등장한 98년부터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제정한 비정규직 관련법은 노동자들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렸고, 임금불평등을 심화시켰습니다. 기득권 타파의 핵심 대상이 된 재벌 그리고 재벌중심의 경제체제는 박정희 정권의 유산이지만 정치권력의 교체와 무관하게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오히려 참여정부는 대표적 재벌인 삼성과 유착관계를 의심받을 정도로 재벌 친화적이었습니다. 정치검찰과 관료의 지위와 영향력도 한결같았습니다. 민주정부 10년을 이끌었던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 스스로 재임기간 중 더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 정도였습니다.

차기 정권이 끝났을 때 또 다시 성과보다 아쉬움이 크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권교체 주도세력의 확고한 원칙과 철학이 필요합니다.

첫째, 기득권 세력과의 완벽한 단절입니다. 재벌개혁은 그 첫째입니다. 재벌개혁은 재벌을 벌주자는 것이 아닙니다. 재벌소속 대기업에게 이롭습니다. 재벌개혁으로 무리하게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총수일가의 리스크가 줄어들면 기업가치가 올라갑니다. 검찰, 국정원, 경찰 등 권력기관도 개혁해 권력의 시녀가 아니라 국민의 통제를 받는 기관으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불평등 해소입니다. 우리의 불평등 수준은 국가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소수의 특권층 대 다수 국민, 대기업 대 중소기업, 정규직 대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과 불평등이 극심합니다. 불평등의 해소해 ‘함께 잘사는 나라,’ 진정한 공화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공동정부입니다. 어떤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아도 국회에서는 소수당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소수당으로는 국민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할 힘이 없습니다. 또 다시 분란만 있고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가 재연될 것입니다. 당이 달라도 개혁에 뜻을 함께하는 정치세력이 힘을 합해 공동정부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당제를 이루고 연합을 통해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모든 정치선진국들의 정치행태입니다. 정책의 연속성도 크고, 정치도 안정됩니다. 친박만의 정권이었던 박근혜 정부는 실패했습니다. 차기정부가 또 다시 소수의 패권집단이 독주하는 정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헌법을 바꾸는 개헌입니다. 개헌은 새로운 대한민국에 걸맞은 새로운 국가운영 시스템을 짜는 일입니다. 실패가 입증된 제왕적 대통령제로 더 이상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권력을 의회와 나누고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분권형 권력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과 철학에 입각한 세력이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어야 합니다. 정권교체는 정치권의 잔치가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 불평등과 격차없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국민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이 내일의 희망 속에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는 잔치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7공화국의 모습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안보 등 모든 면에서 새판을 짜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7공화국의 건설을 향해 힘차게 앞으로 나아갑시다.

                                                                2017. 1. 16

                                                                 손 학 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