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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 스토리] "아이의 분노폭발, 공황장애일 수도"
[Medi 스토리] "아이의 분노폭발, 공황장애일 수도"
  • 김진희 기자
  • 승인 2017.08.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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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살 추정 30대女 (사진: SBS)

 

공황장애의 평균 발병연령은 20~24세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공황장애라는 것을 인식하고 치료를 필요로 느끼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즉, 너무 이른 나이에 공황장애를 경험하게 되면 이게 뭔지 어떤 건지 구별되지 않고 고통을 잘 표현하기 힘들어서 치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심한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떨림, 과호흡, 질식감, 흉통, 매스꺼움, 어지러움, 이상감각, 비현실감, 죽을 것 같은 두려움, 자기 통제력 상실 등이 전형적인 공황장애에서 많이 보이는 증상들이다.

성인들도 공황발작을 처음 경험할 때는 뇌신경질환이라는 생각에는 미치지 못하고, 실제로 본인의 신체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다고 오해를 한다. 그래서 많은 경우가 응급실을 찾아가고, 어지러움이 심한 경우에는 이비인후과를 찾아가기도 하는 등, 각종 검진으로 많은 시간을 낭비하기가 쉽다.

어린 아이가 이와 같은 공황발작의 전형적인 증상 또는 비전형적인 유사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어른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기 쉽다. 

어른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공황발작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자신이 겪는 고통을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도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게 되어 조기에 제대로 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이러는 과정에서 아이는 짜증이 심해지거나 또는 심한 분노폭발의 형태로 본인의 고통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공황발작이 반복될 때마다 아이가 공황상태의 고통을 참아내기 위해서, 물건을 던지고, 자해를 한다거나, 밖으로 뛰쳐나가버리는 식의 난폭한 행동으로 표현하다보면, 보호자는 더더욱 아이의 상태가 공황장애에서 유발되었다는 생각을 하기는 힘들어지고, 성격이 나빠졌다고 생각하여 훈육으로 고쳐보려고 노력하기가 쉽다.

자신의 공황장애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아픔을 이해받지 못하고 오히려 혼나기만 하다보면 아이는 진짜로 삐뚤어지기도 하고, 나아가 불안장애는 더 심화되고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부정적 사고 성향을 가지고 있고, 평소 불안이 높았던 아이가 당혹스럽게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그 분노표출 이면에 또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봐주는 것이 좋겠다.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 아이들도 공황발작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당혹스러움과 표현의 어려움으로 인해서 조기에 발견되기 어려워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성인이 된 뒤에서야 비로소 자신이 겪었던 문제가 공황장애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치료가 늦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갑자기 돌변하여 과격한 표현 양상을 보인다면 단순한 정서적 문제 이면의 문제가 없는지 좀 더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도움말=휴한의원 인천점 박천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