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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수원지역 후보선출대회장 이모저모
한나라당 수원지역 후보선출대회장 이모저모
  • 김한영
  • 승인 2002.04.02 00:00
  • 호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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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재 불참 속 3개 지구당위원장 재선출

○...○...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한나라당 수원 3개 지구당 ‘2002년 합동 정기대회’와 ‘지방선거 수원시장 및 도의원 선출대회’는 대의원석 뒷면에 ‘반듯한 나라 활기찬 경제 선진수원’ ‘가자! 한나라당과 함께 위대한 승리로’란 현수막이 내걸린 가운데 두발의 축포발사로 요란하게(?) 시작됐다.

새 지구당 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 오전에 열린 3개 지구당 정기대회에서는 대의원들의 동의로 별도의 투표절차 없이 박수로 현 위원장인 신현태(권선지구당), 박종희(장안지구당), 남경필(팔달지구당) 의원을 재선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회창 총재가 불참한 탓인지 박희태, 하순봉, 강재섭, 정형근, 서청원, 손학규, 김정숙 의원 등 10여명의 현역 의원들이 줄지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회창 총재는 목요상 경기도지부 위원장이 대신 읽은 격려사를 통해 “3개 지구당 위원장들의 재선을 축하한다”며, “오는 대선에서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몰아내고, 번영과 도약의 새시대를 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김대중 국밥집'과 '이회창 국밥집' 비교

○...이날 3개 지구당 ‘합동 정기대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3개 지구당위원장 선출이 끝나자 차례로 나서 경쟁적으로 현 민주당정권을 비판하면서 신현태, 박종희, 남경필 의원과 이회창 총재를 치켜세우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추대된 손학규 의원(경기 광명)은 “3명의 위원장은 수원은 물론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바꿔놓을 위원장들이다”, “오늘 수원하늘에 3형제의 별이 반짝반짝 떠올랐다” 등의 극찬을 연발했다.

박희태 의원은 “이들은 지역구 일을 3명이 합심해서 처리하기 때문에 9명이 일을 하는 셈이다”고 한껏 치켜세운 뒤 “지금 ‘노풍’이 불고 있으나 이 바람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노풍’은 영어로 말하면 바람이 아니다는 뜻의 ‘노풍’이다”고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 ‘돌풍’을 평가절하 했다.

또 강재섭 의원은 ‘국밥집 얘기’를 지어내 “김대중 국밥집이 있는데, 주방장과 재료를 형편없는 것을 써서 맛이 없다보니 옆에 있는 이회창 국밥집으로 손님들이 몰린다”며 “이회장 총재는 나라를 안정시킬 드라마 ‘전원일기’ 같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뱀장사까지 등장한 행사장 주변 '몸살'

○...이날 ‘체육관 행사’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나 행사장밖에 잡상인들이 대거 몰려들고, 일부 당원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타고 온 승용차를 장애인 전용 주차장에 주차시키는 등 무질서한 행태를 보여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오전10시쯤부터 행사장 주변에는 각종 잡상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 중엔 낯뜨거운 ‘성인용품’과 심지어 뱀까지 파는 상인들이 끼어 있었으나 운동장 관리소나 행사주최 측은 이를 전혀 통제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행사장 주변은 속칭 ‘도깨비 시장’으로 변했다. 또 일부 상인들은 행사장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종이컵에 담은 커피 한잔에 1000원, 2홉들이 소주 한 병에 3000원을 받는 등 엄청난 폭리를 취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행사주최 측이 당원들에게 점심으로 도시락을 제공하는 바람에 여기저기 도시락 쓰레기가 널려있는가 하면, 당원들이 타고 온 승용차가 행사장 주변에 마구 주차해 놓아 통행에 큰 불편을 주기도 했다.

한나라당 경선을 보기 위해 나왔다는 한 시민은 “명색이 제일 야당의 정치행사장이 이처럼 무질서해서야 되겠느냐”면서 “경선을 통해 시장 도의원 후보 뽑는 것은 환영하지만 먼저 기본적인 질서의식부터 갖춰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기호 1번 다함께 차차차, 차병무입니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린 ‘수원시장 및 도의원 후보 선출대회’는 유재언(전 도의회 의장) 지구당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한 18명의 선거관리위원들이 참관한 가운데 도의원 후보 정견발표→수원시장 후보 정견발표→투·개표→개표결과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제비뽑기를 통해 정견발표 순서를 정한 10명의 도의원 후보들과 5명의 수원시장 후보들은 차례로 나와 자신들이 적임자라며 선거인단을 향해 ‘한표’를 호소했다.

특히 수원 제3선거구(권선구 일부 지역)에서 출마한 차병무 후보는 등단하자마자 “기호 1번 다함께 차차차 차병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해 선거인단 석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차 후보는 투표결과 50표를 얻는데 그쳤다.

경쟁자 '협공' 받은 김용서 후보 당선 후 울먹

○...5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인 수원시장 후보 정견발표에서는 한영남(현 경기도 의원) 후보와 유용근(전 국회의원) 후보가 최근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용서(수원시장 후보 선출자)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공세를 취했으나 투표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한 후보는 “몇일 전에 입당한 인사가 있다. 우리가 밥상 차려놓으니까 숟가락 들고 나타나 다 뺏어먹으려고 해서야 되겠는가”라며 “한나라당과 수원밖에 모르는 기호 1번 한영남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유 후보는 “97년 대선때 우리당을 버리고 민주당으로 옮겼던 사람이 이번에 다시 우리당에 입당해 시장후보로 출마했다”며 “이런 사람은 수원시장이 될 수 없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투표결과 두 후보는 각각 170표, 389표를 얻는데 그친 반면, 김 후보는 797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수원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김 후보는 경선기간에도 당적 변경과 ‘월드컵 경기장 의자 값’ 문제 등과 관련해 일부 상대후보 진영으로부터 비판과 의혹제기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인지 김용서 후보는 선출된 뒤 인사말을 하는 과정에서 “경선기간에 있었던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들을 잊고 모든 당원이 합심하자”고 강조하면서 여러 차례 목이 메여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축포불똥 천장에 옮겨 붙어 한때 초긴장

○...이날 수원실내체육관에서는 한나라당 수원시장 도의원 후보 경선대회가 끝나고 해산할 무렵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한 돌발상황이 발생해 한때 행사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을 초긴장시켰다.

돌발상황은 경선 종료를 알리는 불꽃놀이용 폭죽 2발이 발사된 순간 불똥이 천장 장식커튼 2곳에 옮겨 붙으면서 일어났다.

문제가 발생하자 행사주최 측은 급히 소방서에 연락을 취했으나 불연재를 사용한 때문인지 다행히 불길이 번지지 않고 3∼4분만에 꺼졌다. 불이 꺼지자 “야 불꺼졌다!”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울려 퍼졌다.

한 참관자는 “행사 잘 치르고 마지막에 큰 일 날 뻔했다”며 “행사분위기를 돋우는 것도 좋지만 실내행사에서 다량의 화약이 사용되는 축포나 폭죽 등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측은 이날 대회분위기를 돋구기 위해 본부석 앞에 축포 2문을 배치해 행사 시작과 종료 때 2발씩 축포를 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