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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19.1.22 화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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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땅비리 의혹' 염태영, 검찰 무혐의… '입북동 주홍글씨' 벗겨졌을까
염태영 수원시장  <사진= 수원시>

 

자신과 염씨일가 땅값 상승을 위해 1조2천억원대 입북동 개발계획을 발표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검찰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고발인이 염 시장이 개발정보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관련자 조사 결과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본보가 염시장을 고발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이로써 전국 최고의 청렴 시장, 클린 시장으로 불리다가 1조 2천억원대 규모의 거대한 땅비리 의혹 피의자로 추락했던 염 시장은 일견 명예회복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검찰이 무혐의를 내렸다고 해서 염시장이 입북동 비리 의혹에서 벗어난 것일까.

이미 본보와 <뉴스타파>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서 염시장이 개발계획 하루 전날 본인땅 매매를 하고 자기 땅과 염씨일가 땅 17000여평 옆에 1조2천억원대 개발계획을 발표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팩트'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더욱이 검사 출신인 정미경 전 국회의원은 자신의 선거공보물 60여만장에 입북동 비리 의혹 기사를 넣기까지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입북동 땅'이라는 현수막 수백장이 수원시내 곳곳에 게시되기도 했다.

2010년 취임 초반부터 청렴을 부르짖어온 염태영 시장. 염시장은 입북동 땅과 관련하여 2015년 첫 검찰 무혐의를 받았을 때 당일 즉각적으로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백여개 가까운 언론에 보도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11월 29일 받은 검찰 무혐의에 대해 아무런 공식 입장표명이 없다가 20여일이 지난 12월 19일에야 연합뉴스를 통해 사필귀정이라는 짧은 한마디만 했다. 염시장은 왜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아 놓고도 4년 전과는 큰 태도의 차이를 보였을까. 아마 본인 스스로도 당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은 아닐까.

염시장이 120만 시민 앞에 당당해지려면 공식 해명 인터뷰에 응하거나 공개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 또한 지난 선거 기간 TV토론에서 정미경 후보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고 "자기땅이 있는 줄 몰랐다"는 발언을 하며 안절부절하는 생생한 영상을 수많은 시민이 보았다. 많은 시민들은 "영상 속 염시장은 이미 청렴 염태영, 정정당당 염태영이 아니었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일각에서는 염시장이 차라리 기소가 되어 법원의 판결을 통해 무죄임이 입증되는 것이 염시장에게 더 나은 길일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왜냐하면 입북동 땅 문제가 염시장의 정치인생에 평생 주홍글씨로 따라다닐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하는 무혐의란 달리 말하면 증거가 보강되면 언제든지 기소할 수 있고, 이번 경우처럼 다시 세월이 지난 후 누구나 염시장을 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시장은 3선 시장이다. 남은 임기는 3년 반. 법적으로 더 이상 수원시장을 할 수가 없다. 임기말이 다가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청 공무원들의 제보가 있었던 것처럼 내부 공무원들로부터 수많은 새로운 제보가 이어지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염 시장은 수원시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처절한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그가 무혐의를 받았다고 해서 개발계획 발표 하루 전날 본인땅 매매를 하고 자기땅과 일가 땅 옆에 1조2천억원 규모의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또 개발로 인해 큰 이익을 볼 것이 분명한 종중으로부터 수억원을 빌린 '도덕적 흠결'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염 시장이 민주적 · 인권적 이미지와 달리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게는 매우 폭압적이고 비인권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도 드러났다.

본보의 공개질문에 답변 하나를 못하고 허위보도라며 소송을 걸어 완패하고서도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4년째 예산 삭감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지난 지방선거가 끝나고 한참이 지난 시점에 염시장은 본보 소속 기자 3명을 검찰에 고소하기까지 했다.

염시장은 입북동 땅 보도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허위사실 보도, 후보자비방죄,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본보 기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며 검찰에 16장이 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염시장을 수원MB로 표현한 것과 입북동 비리 의혹 보도의 지엽적인 부분 등을 문제 삼은 것이었다. 본보 이호진 대표기자는 조사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훔쳤다고 보도했으면 안훔쳤다고 해야지, 훔친 날짜가 틀리다고 하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검찰은 염시장이 고소한 5가지 주장에 대해 12월 11일 본보 소속 기자 3명 모두에게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도덕성과 공정함, 민주성은 우리 사회가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당연한 덕목이다. 그가 청렴과 인권을 외친다면 더더욱 그렇다. 

정말 120만 수원시민을 개·돼지로 아는게 아니라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그의 청렴을 믿고 표를 던진 수많은 수원시민 앞에 사과하고 입북동 개발계획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가 '입북동 주홍글씨'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무혐의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지 도덕적·정치적 무죄 판결이 아니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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