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김원봉 추념'에 野 "귀를 의심" 비판…與 "색깔론 말라"
文대통령 '김원봉 추념'에 野 "귀를 의심" 비판…與 "색깔론 말라"
  • 수원신문
  • 승인 2019.06.0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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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2019.6.6/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제64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항일 무장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을 언급하자 여야가 충돌했다. 보수야당은 대통령의 역사인식을 문제삼으며 사과를 촉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색깔론으로 역사를 왜곡하지 말라"며 문 대통령을 엄호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를 통해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고 말했다.

약산 김원봉은 과거 의열단을 조직해 항일 무장투쟁에 앞장선 인물로 해방 이후 월북,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냈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김원봉에 대해 독립유공자로 서훈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진보·보수진영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원봉을 문 대통령이 언급하자 보수정당들은 일제히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6·25에서 전사한 호국영령 앞에서 김원봉에 대한 헌사를 낭독한 대통령이야말로 상식의 선 안에 있느냐"며 "청와대와 집권세력이야말로 우리 사회 가장 극단에 치우친 세력이라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귀를 의심케 하는 추념사였다"면서 "대통령의 추념사 속 역사인식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또 "나라와 가족을 위해 붉은 피를 조국의 산야에 흘린 6·25 전사자들을 뒤에 모셔두고, 눈물로 세월을 견뎌낸 가족들을 앞에 두고 북의 전쟁공로자에 헌사를 보낸 대통령은 최소한 상식의 선 안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감사와 경의를 받아야 할 오늘, 억장이 무너져 내렸을 호국영령들께 대통령은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6·25 전사자가 가장 많이 묻혀 있는 곳에서 6·25 전쟁의 가해자에 대해서는 한마디 못하면서, 북한의 6·25 전쟁 공훈자를 굳이 소환해 치켜세우며 스스로 논란을 키우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야당에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념적 공격을 해대는 것은 진중치 못하다"며 "색깔론을 덧칠한 역사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말은 역사적 사실이며 광복군에 대한 정당한 평가"라며 "약산 김원봉의 월북 이후 행적을 끌어들여 광복군 운동 자체를 색깔론으로 덧칠하는 일이야말로 역사 왜곡"이라고 평했다.

이 대변인은 또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채명신 장군을 먼저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채 장군이 5·16 군사쿠데타에 참여하고 국가재건회의에 참여했다고 해서 민주인사들을 탄압하고 독재를 추종했다고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 독립 영웅 김원봉이 친일경찰 노덕술에게 굴욕을 당하고 쫓기듯 북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것대로 애달파할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 대통령의 말대로 최고의 독립투사조차 포용하지 못했던 뼈아픈 배척의 역사를 이제 뛰어넘을 때가 됐다"면서 "편협한 이념의 틀을 벗어나 이 나라의 오늘을 이루고 있는 모든 헌신, 희생에 대해 있는 그대로 기리고 되새기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