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회 단독소집 강행할까…'내로남불' 역풍 가능성도
민주, 국회 단독소집 강행할까…'내로남불' 역풍 가능성도
  • 수원신문
  • 승인 2019.06.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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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국회 정상화를 논의 한 후 나서고 있다. 이날 국회정상화를 위한 3당 원내대표 협상은 결렬됐다. 2019.6.2/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6월국회 정상화를 위한 최후의 카드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단독소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압박할 카드가 많이 남아있지 않기에 그간 보수정당이 주로 사용한 국회 단독소집까지 거론된 셈이다.

현재 국회의원은 299명으로, 국회법 8조에 따라 재적의원 4분의 1인 75명 이상의 의원이 요구하면 임시국회를 열 수 있다.

소속 의원이 128명인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소집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국회가 소집돼도 야당과의 의사 일정 합의 없이는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국무총리 시정연설 일정을 잡기는 어렵기 때문에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따라서 그간 국회 단독소집은 Δ협상이 결렬되는 와중 상대 당의 협상장 복귀를 압박하거나 Δ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이 회기 중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이용해 '방탄국회'를 열어 자당 의원의 체포를 막을 목적으로 사용돼왔다.

특히 보수 정당 측이 협상 압박용으로 사용해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국회 단독소집은 한국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에서 강행했다.

1990년 13대 국회에서 민자당은 제1야당인 평화민주당이 4석의 상임위원장직을 요구하며 13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이 미뤄지자 단독으로 국회를 소집했다.

1992년 민자당은 14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시기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는 과정에서 6월과 8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했다.

 

 

 

 

 

 

 

국회 본회의 전경. © News1 임세영 기자

 

 

국회의원의 특권 중 하나인 '회기 중 불체포'를 이용해 의원의 체포나 구속을 막기 위해 국회 단독 소집을 이용한 사례도 있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은 15대 국회에서만 13번 국회를 단독 소집했는데 이 중 방탄국회를 목적으로 한 소집 요구는 4번이었다.

지난해 8월에도 한국당은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의원의 구속영장 집행을 지연하기 위해 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2014년 8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하며 입법로비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신계륜 ·신학용 ·김재윤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들 모두 국회를 단독 소집하며 국회법에 따라 의무규정은 아니지만 짝수달의 경우 임시회를 소집하도록 돼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국회 단독 소집은 협상을 끌어내는 주요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잘못하면 여론의 역풍이나 더 큰 강 대 강 대치를 불러올 수도 있다.

한나라당은 2009년 비정규직과 미디어법 통과를 위해 6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막기 위해 본회의장 앞 중앙홀 점거 농성으로 맞서는 등 실력저지로 강 대 강 대치를 키웠고 2009년은 국회 파행으로 얼룩졌다.

과거 민주당 계열 정당은 상대 당의 국회 단독소집을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2007년 3월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국회소집 요구서를 제출하자 "과거 한나라당 뿌리가 되는 정당들이 늘 독재적 발상에서 자신들을 따르라는 식으로 처신해 왔던 것처럼 대단히 나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이인영 원내대표실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맞이하고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상화 논의를 위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6.2/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민주당이 국회 단독소집을 강행한다면 자칫 '내로남불'이라는 역풍이 불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역시 이런 위험성을 의식하고 있는 듯 원내대변인의 입을 통해서만 국회 단독 소집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6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단독으로 (국회를) 여는 것도 한국당에겐 압박이 될 거지만 의사 일정 합의가 되지 않을 테니 우리에게도 압박이 있을 것"이라며 "7일이나 10일에 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해도 한국당이 끝까지 반대하면 의장이 (본회의 의안을 직권으로) 상정하지 않을 것 아니냐. 단독 소집에 대한 부담은 우리도 분명히 있다"고 얘기했다.

반면 7일 이 원내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 이후 '다음주에 국회 단독소집이 이뤄질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 전에 협상이 순조롭게 진척 돼서 잘 타결되는게 중요하다"며 "그런 질문은 안해줬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제 관련 현안 당정협의에서 통화를 하고 있다. 2019.6.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