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방어훈련 미뤄지나…한일 대화가능성에 '연기론' 제기
독도방어훈련 미뤄지나…한일 대화가능성에 '연기론' 제기
  • 김용안 기자
  • 승인 2019.08.1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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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해양경찰교육원 소속의 '바다로함'을 타고 독도 바다를 찾은 '독도 해양영토순례단'이 독도를 배경으로 대형 태극기를 펼쳐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해경교육원 제공)2019.8.15./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한일관계 악화 속에 이달 중 진행될 것으로 예정됐던 독도방어훈련 실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군은 독도방어훈련 일정과 규모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일본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 군은 1986년부터 적이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불법적으로 상륙하는 다각적인 시도를 가상해 매년 두 차례 이를 차단하는 전술을 연마해왔다.

통상 훈련에는 해군과 해병대, 공군, 해양경찰 등에서 구축함(3200t급) 등 해군 함정, P-3C 초계기, 링스 헬기 등과 공군의 F-15K 전투기가 참가한다.

지난해에는 6월 18∼19일, 12월 13∼14일 각각 진행했다. 이 때문에 올해에도 지난 6월 중순께 추진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최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무단 침범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훈련의 필요성은 더욱 극대화됐다.

그러나 한일관계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6월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맞물려 정부와 군은 이를 미뤘고 대신 이달 중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왔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의 지난 2일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에 따라 군 당국이 광복절 직전에 훈련을 실시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독도 방어훈련을 올해 두 차례 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훈련 시기에 대해선 "여러 상황을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한 상황.

그러나 군은 훈련 시기로 광복절은 넘기기로 했다. 한미연합연습이 20일까지 진행되는데다가 태풍 레끼마와 크로사가 북상해 기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 대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등 관계 개선 의지를 표하면서 시기와 수위는 한일 관계에서의 외교적 셈법에 따라 결정될 확률이 높아졌다.

문 대통령은 일본을 향한 직접적인 비판이나 사과 요구 대신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역대 광복절 경축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위의 대일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최악의 한일갈등과 직면한 상황에서 '여론의 장단'에 맞추기보단 '외교적 실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방한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한 상황까지 감안할 때 정부는 무리하게 훈련을 진행하기보다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국면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독도방어훈련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일본과의 갈등에 부딪히면서까지 서둘러 훈련을 진행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훈련이 진행되더라도 해군의 함정이나 초계기, 공군의 전투기 등 참가 전력을 언론에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다.

한편 일본 정부는 독도가 1905년 '다케시마'(竹島)란 이름으로 시마네(島根)현에 편입 고시된 자국 행정구역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면서 이 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외교경로 등을 통해 한국 측에 항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