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해외 매출 1.7조원 '증발'…수주전망 '불투명'
대형 건설사 해외 매출 1.7조원 '증발'…수주전망 '불투명'
  • 이재인 기자
  • 승인 2019.08.23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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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공사 현장의 모습.(자료사진)© News1

저유가 장기화로 해외 건설시장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대형 건설사의 해외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위 5개 건설사의 상반기 해외 매출 감소액만 무려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해외 수주가 여전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장기간 사업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대형 건설사의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의 해외 사업 매출은 총 9조2317억원으로 전년(10조9530억원)보다 1조7212억원(15.7%) 줄었다.

5대 건설사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1880억원(1.7%) 가량 줄었는데, 올해는 감소 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업체별로 보면 GS건설이 상반기 해외 매출이 1조6675억원으로 전년(2조7688억원) 대비 1조1013억원(39.8%)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저유가 영향으로 석유 플랜트 매출이 무려 9158억원 급감했고, 인프라 매출은 1476억원, 건축·주택 매출도 379억원 줄었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상반기 해외 매출이 1조769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2조5580억원)에 비해 7888억원(30.8%) 감소했다. 2017년 상반기(3조519억원)에 비해선 1조원 이상 줄었다. 과거 해외 사업 부실을 경험한 이후 수익성 중심의 보수적인 경영을 펼치면서 매출은 축소됐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대림산업은 1년 새 해외 매출이 9527억원에서 7951억원으로 1575억원(16.5%) 감소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1조2102억원에서 올해 1조1185억원으로 917억원(7.6%) 줄었다.

5대 건설사 중에서 현대건설만 유일하게 해외 매출이 늘었다. 현대는 지난해 상반기 해외 매출이 3조4633억원이었는데, 올해 3조8814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매출 감소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3년여 전부터 두드러진 신규 수주 감소세가 매출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은 2010년 716억달러로 고점을 찍었으나, 이후 부진을 나타내 2015년엔 461억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이어 2016년 282억달러로 급감한 뒤 지지부진한 상태(2017년 290억달러, 2018년 322억달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해외수주 규모는 135억 달러로 지난해의 4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해외 사업은 사업이 후반기에 접어드는 착공 2년 차부터 실적에 반영된다"며 "3~4년 전부터 신규 수주액이 많이 줄어든 만큼 앞으로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