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조국 논란 '첫 언급'…대입제도 개선으로 정면돌파
文대통령, 조국 논란 '첫 언급'…대입제도 개선으로 정면돌파
  • 김용안 기자
  • 승인 2019.09.0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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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3국 순방을 위해 1일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19.9.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대학입시제도 재검토' 카드를 꺼내고 나선 것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방침을 사실상 굳혔다는 의미로 읽힌다. 조 후보자는 각종 의혹 중에서도 특히 딸의 입시특혜 의혹으로 가장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마디로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의 아킬레스건을 감싸고 나섰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세안 3개국(태국·미얀마·라오스) 순방(9월1~6일)을 떠나기에 앞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당정청 고위관계자들과 환담 자리를 갖고 "조 후보자와 관련해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데, 이 논란의 차원을 넘어서서 대학입시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입시제도에 대한 여러 개선 노력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입시제도가 공평하지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 특히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깊은 상처가 되고 있다"며 "이런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상론에 치우치지 말고 현실에 기초해 (입시제도 문제를 해결할) 실행 가능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주문했다.

입시제도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개선방안 주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관계자들에게 주문해왔다.

2017년 12월 국가교육회의 위원 위촉식에서 문 대통령은 위원들에게 대입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요청하면서 "직접 당사자인 학생들과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공정하고 또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도록 단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10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는 "우리 교육정책 공약들이 현장에서 학부모, 학생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면 여러가지 여러움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이 문제와 연계돼 있는 조 후보자 논란 자체에 대해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 간 접점을 찾지 못해 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9월2~3일)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일(9월3일)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다.

조 후보자 사태를 지켜본 문 대통령은 본인이 세운 최우선 인사원칙인 위법 여부에 문제가 없고 이에 따라 조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뒤, 조 후보자를 향한 악화된 여론을 환기시킬 방안을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 정부 최대 지지세력인 2030세대가 흔들리자, 이들이 조 후보자에 대해 가장 문제시 삼는 부분을 확실히 들여다보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조 후보자 사태의 정면돌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2019.6.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문 대통령은 이날 조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대입제도 재검토 언급을 포함해 임명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환담 자리에서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위해 청문회 제도가 도입이 됐는데, 이게 정쟁화 되어 버리면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다"면서 조 후보자에 대한 신임을 우회적으로 확인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대입제도 재검토 지시와 조 후보자 딸의 입시특혜 의혹은 별개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조 후보자 딸에게 문제가 있어 제도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조 후보자 딸 사태로 당시 시스템의 문제가 발견된 만큼 이를 손질하는 것이란 취지다. 조 후보자 딸은 이명박(MB) 정부 때인 2010년 고려대에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진학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당초 예정된 9월2~3일 보다 늦은 시점으로 인사청문회 일정을 제시한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방침을 굳힘에 따라, 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기한도 최대한 짧게 정리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상, 오는 2일까지 청문경과보고서가 국회에서 넘어오지 않으면 그 다음날인 3일을 포함해 10일 이내 범위에서 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다. 이후에도 청문경과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재송부 종료일 다음날에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순방지에서 전자결재를 하더라도 늦어도 6일엔 조 후보자를 임명하는 결단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에선 문 대통령이 재송부 요청을 한 기간동안 조 후보자가 국민청문회나 대국민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명할 기회를 가진 뒤, 주말을 거쳐 9일께 임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1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후보자의 입을 통해 진실을 소상히 알고 싶다는 국민의 요구 역시 또 다른 국민의 명령이란 점을 후보자를 명심해야 한다"며 "9월3일이 지나면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선 전적으로 대통령의 시간이지만 재송부 요청이 있는 시간까지는 정치적으로 후보자의 시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