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혁명에 국운 걸렸는데…4차위, 2기 들어 더 게을러졌다
4차혁명에 국운 걸렸는데…4차위, 2기 들어 더 게을러졌다
  • 이재인 기자
  • 승인 2019.10.1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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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10일 서울 광화문 회의실에서 제 13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4차위 제공) 2019.10.10 © News1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무위도식'하고 있다는 지적을 국회에서 받았다. 특히 2기에 접어들면서 전체회의 및 규제해커톤 등 주요 실적이 1기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뉴스1>이 출범 2년을 맞아 4차산업혁명위원회 주요 회의 기록 및 업무실적을 분석한 결과 4차위는 지난 2년간 총 13차례의 전체회의와 5차례의 규제혁신해커톤을 실시했다. 이 중 출범 1년간 구성된 '1기'에서 총 8회 회의와 4차례 해커톤을 시행했고 지난해 10월 공식 첫 회의를 시작한 '2기'에서는 이날까지 총 5회 회의와 1차례 해커톤을 실시했다.

회의 숫자만 봐도 1기와 2기의 차이가 확연한데, 주요 정책적 성과를 보면 4차위의 존재감이 보다 약해지는 것이 두드러진다.

실제 1기에서는 택시업계와 승차공유업계 대타협을 위해 4차위가 십수차례 양측 대화 협상을 중계하고 토론의 장을 만드는 등 노력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2기에서는 택시업계와 승차공유업계를 아우르는 사회적공론화기구가 설치되면서 4차위는 논의에서 빠졌다.

1기때 시행한 숙박업계와 숙박공유플랫폼 업계의 1박2일 끝장토론 해커톤의 경우 처음으로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참석시켜 의견을 듣는 등 활발한 토론의 장이 열렸고 당뇨렌즈 상용화 등 규제 혁신에 따른 정책 성과도 거뒀지만, 2기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토교통부의 스마티시티' 전략이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플러스' 전략 등 기존 부처 정책에 별반 다르지 않은 성과만 도출됐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8.10.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상황이 이렇자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4차위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차위에 대해 각을 세운 것이 뼈아프다.

여당 중진 변재일 의원은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4차위는 민간 주도 혁신을 하라는 주문을 받고 설립된 대통령직속기구지만 현재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실제로 4차위가 하는 일이나 권한은 아무것도 없다고 보여지며, 그나마 4차위에서 규제 개선 등을 위한 대정부 권고 등을 해도 실제 이뤄진 것이 없어 무의미한 활동만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변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을 써가면서 (4차위를) 유지해야 할 명분이 없다"면서 "제 역할을 못한다면 (4차위를) 폐지시켜야 한다"고 강경한 주장까지 내놨다.

4선 이상민 의원도 같은 지적을 내놨다.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4차산업혁명을 내걸고 각 부처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지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하는 4차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개인정보는 행정안전부, 스마트시티는 국토부, 로봇은 산업부 등으로 각 부처가 뿔뿔이 흩어져 4차혁명을 하다보니 성과가 더딘데, 과기정통부와 4차위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4차위의 역할이 심의, 권고 등으로 국한돼 컨트롤타워 역할을 구조적으로 하기 힘든 형태라고 지적한다.

당초 4차위는 총리급 조직으로 계획됐지만 이후 위원장은 장관급으로 격하되고 소속 위원 역시 장관 15명이 참여하는 것에서 4명이 참여하는 조직으로 축소됐다. 입법권한은 물론 행정권한도 없는 '자문기구' 성격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4차위 논의에 참여했던 이해 관계자들은 '사회적 합의'나 '공론화'를 하는 방식 자체가 4차 산업혁명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한 핀테크스타트업 대표는 "원전문제와 같은,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해야 하는 사항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더 중요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4차산업혁명'은 속도감 있는 규제개혁과 시의적절한 진흥정책이 더 우선시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즉 이해관계 조율보다는 기업 논리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 '산업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는 규제개혁을 도맡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범위를 좁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4차위의 바람직한 역할이라는 조언이다.

이석근 서강대 경영대 교수는 "'소프트 파워'가 중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구조와 '중후장대' 제조업 중심인 현재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그 간격이 아직 멀다"면서 "지나치게 광범위한 4차 산업혁명의 범위를 정부가 '선택과 집중'할 수 있도록 영역을 한정해 주는 역할을 4차위가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