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늘렸다고 좋아할 때 아니다…40대 취업난 아프게 봐야
'노인일자리' 늘렸다고 좋아할 때 아니다…40대 취업난 아프게 봐야
  • 김용안 기자
  • 승인 2019.10.1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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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9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4만8000명 늘어나는 등 개선된 고용지표가 발표됐다. 이에 대해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최근 고용시장이 양적·질적 측면에서도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정부도 긍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낙관적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지표는 우리 경제에서 투자와 소비가 선순환하는 가운데 그 결과물로 나타나는 일종의 '경기 판단 지표'로 여겨지는데, 현재의 고용통계는 그같은 성격에서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공 노인일자리는 '고용시장'의 일부라기보다는 정부가 세금을 들여야만 유지되는 복지정책의 일종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정부가 '고용시장 개선'을 주장하는 근거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우리나라 기반산업인 제조업 취업자가 계속 줄어드는 반면 부가가치가 낮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음식·숙박업 취업자가 그 빈틈을 메꿔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복지' 위해 만든 노인일자리 수, '경기 개선' 근거로 이용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증가 33만50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7만명은 정부의 공공일자리 정책이 집중된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 해당한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38만명이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보다도 많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의 상당 부분이 정부의 공공일자리·노인일자리 정책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빠른 고령화 속도와 노인 빈곤율을 고려하면 이같은 '복지사업'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낸 공공일자리 개수가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쓰인다는 것이다.

김용범 차관은 이날 발표된 고용통계를 인용하며 "실물경제의 경우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투자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만 고용 측면에서 꾸준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용시장의 뚜렷한 회복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통계와 같은 고용지표들은 일종의 경기판단 지표의 기능을 하고 있다. 시장이 투자와 소비의 선순환을 잘 이어간다면 그 결과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결과물인 일자리 수만 보고 역으로 시장의 역동성을 유추해내는 것이다.

그런데 시장과 동떨어져서 정부의 세금지출로 만들어낸 일자리 수가 이처럼 경기 역동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인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해 가해지는 비판은 그 사업 자체를 향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이같은 기만적 통계 사용을 향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인일자리를 만들어서 비판하는 게 아니다. 어려운 분들한테 지원하는 것 자체를 누가 뭐라하겠나"라며 "복지사업으로 만든 일자리 수를 가지고 '고용시장이 개선됐다'고 말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지표 통계가 개선된 건 사실이지만 '고용사정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9.10.16/뉴스1

 

 

◇제조업 빠지고 서비스업 오르고…'저부가가치'

통게청 발표에 따르면 9월의 전년 동월비 취업자 증가량 중 절반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 해당하지만, 또 나머지 중 절반 수준인 7만9000명은 숙박 및 음식점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은 정부 공공일자리 사업과 연관이 있고,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올해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 수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었다.

반대로 취업자 감소가 가장 큰 폭으로 이뤄진 분야는 제조업(11만1000명 감소)이었다.

숙박·음식업종과 정부 사업 공공일자리들은 부가가치가 낮고 외부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아 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자리로 여겨진다. 반면 제조업은 우리나라 기반산업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기반산업 취업자 수가 빠져나간 부분을 저부가가치 취업자 증가 수로 메꾸면서 전체적 증가세를 이끌어낸 모양새다. 이는 고용이 양적으로 개선됐지만 우리 경제를 비롯해 일자리의 질적 측면까지 개선됐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양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정부의 재정지출이나 이런 게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같다"며 "다만 40대, 특히 제조업 쪽에서 일자리가 많이 줄었으니 질적인 면에서는 고용을 개선할 여지는 많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숙박업·보건서비스업 쪽은 고부가가치가 아니다. 특히 숙박 음식업은 외국인 관광객 흐름에 민감한 부분이 있다"며 "안정성과 질적 측면에서 아주 좋은 일자리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식경제연구부장은 "제조업 일자리는 내려가고 서비스업 일자리는 회복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다 합하니 지난달과 비슷한 (상승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