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한일우호 현장 찾는다…日서민 마음얻어 관계개선 모색
李총리, 한일우호 현장 찾는다…日서민 마음얻어 관계개선 모색
  • 김용안 기자
  • 승인 2019.10.18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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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가 일본 수출규제 대응 확대 관계장관회의 겸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8.28 장수영 기자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일(訪日)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꽉 막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친서민 행보를 구상 중이다.

2박 3일 간의 짧은 방일 일정 중 친서민 행보를 통해 일본 국민들의 공감을 사 한일 관계 개선의 기틀을 닦자는 취지로 읽힌다.

17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일왕 즉위식 참석을 계기로 오는 22~24일 현지 선술집을 방문하는 등 일본 시민들과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일정을 짜고 있다.

대한민국의 총리가 일본의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 혐한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일본 내 여론 변화를 통해 정치에까지 이어지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일찌감치 일왕 즉위식 참석을 희망해왔다.

그는 지난 3월 중국 충칭 방문 당시 기자들과 만나 방일 계획에 대해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10월 일왕 즉위식이 있는데 자연스러운 계기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G20 회의는 제 일이 아닌 것 같고 그 다음은 모르겠다. 할 수 있다면 도쿄 뒷골목 같은 데서 술 한잔 마시고 도쿄 시민들한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이번 방한에서 일본 국민들과 쉽게 접촉할 수 있는 선술집 같은 곳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민국의 총리가 일본에서 일본어로 일본 시민들에게 "곰방와(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넨다면 일본 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이 총리는 2001년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다 숨진 의인 고(故) 이수현씨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사고 현장인 도쿄 신주쿠(新宿) 신오쿠보(新大久保) 지하철역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 역에는 이씨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동판이 설치돼 있다.

이씨는 고려대 무역학과를 휴학한 뒤 도쿄 아라카와(荒川)구의 아카몬카이(赤門會) 어학원에서 공부하던 유학생이었다. 당시 신오쿠보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중 선로로 추락한 일본인 취객을 발견, 몸을 던졌지만 전동차에 치여 26세의 나이로 숨졌다.

이씨의 빈소에는 당시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무상 등이 직접 찾아와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씨가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살신성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한일 양국 국민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는 애도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역에 설치된 이씨의 추모동판을 찾아 한일관계가 강제징용 판결과 수출규제 문제로 얼어붙어 있는 가운데서도 양국 간 우호 정신을 살려나가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총리실은 이 총리가 일본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추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가 일본에 가게 되면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 분위기를 조성하는 차원의 노력들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여러 가지 일정들을 놓고 어떻게 하면 더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지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