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에 내년도 예산, 총선까지…정국 현안 '첩첩산중'
패스트트랙에 내년도 예산, 총선까지…정국 현안 '첩첩산중'
  • 김용안 기자
  • 승인 2019.11.0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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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 전경.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패스트트랙 및 예산 심사, 총선까지 휘발성이 강한 쟁점 현안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종점을 목전에 둔 20대 국회가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는 한 달가량 남은 상황인데 법안 처리와 내년도 예산 문제로 점차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제 개편안 및 사법제도 개편안의 처리 시한이 다가오고 있고 여야가 해마다 충돌하는 예산안 심사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패스트트랙과 예산안을 놓고 국회가 바삐 돌아가는 와중에 정치권은 사실상 총선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정치권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예산 및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완전히 전환됐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이 지난달 28일 만나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의 검찰개혁 법안을 12월3일 부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법개혁 법안에 앞서 선거제 개편안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이달 27일 부의된다. 패스트트랙 법안 시간표가 확정이 된 셈이다.

그렇지만 여야는 패스트트랙 문제를 풀 묘책을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다. 선거제 개편안과 사법개혁안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이 모두 다를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선거제 개편안의 경우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에 지정한 법안이 있지만 각론에 대한 이견이 만만치 않다.

최근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의원정수를 현행 300석에서 10%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난색을 표했다. 호남을 텃밭으로 둔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은 지역구 축소 규모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민주당이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게다가 패스트트랙 열차에 동참했던 바른미래당 역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 카드를 중재안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설령 이를 모두 돌파하더라도 '비례대표제 폐지'를 주장한 한국당을 넘어야 한다.

사법제도 개편안 역시 만만치 않다. 최대 쟁점은 공수처법이다. 한국당은 공수처에 대해 '좌파독재 정권연장용'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력을 총동원해 반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입장에선 공수처를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의 불만이 상당한 가운데 공수처 설치안마저 후퇴할 경우 내분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이유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2019.10.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이 엄습한 가운데 국회는 정기국회의 마지막 퍼즐인 내년도 예산심사에 박차를 가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4일 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진행하고 5일과 6일에는 비경제부처 부별심사를 실시한다. 예결위는 또 지난달 29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논란으로 하루 열리지 못한 종합정책질의를 7일 실시한 후 11일부터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 가동을 통해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와 증액 심사를 차례로 이어간다.

예산안 심사는 해마다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물론 지난 2014년에 도입된 국회 선진화법으로 과거보다는 예산안 심사가 원활하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에도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을 넘긴 8일에야 예산안이 통과됐다.

올해에는 어느 때보다 첨예한 격전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 규모가 지난해 대비 9.3% 증가한 513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 총선이라는 정치적인 변수가 있다.

여권은 적극적인 재정투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예산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야권은 확장적 재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천명하면서 상당폭을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올해보다 21.3% 증가한 25조7000억원 가량의 일자리 예산안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문제는 이들 사안이 복잡하게 뒤섞일 경우에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상황이 된다는 데 있다.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의 연계처리가 이뤄질 경우 우여곡절 끝에 협상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합의가 무산된다면 결국 표대결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정치권의 대형 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단일 사안 하나 하나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한꺼번에 현안들이 쌓인 데다 총선 국면까지 점점 강화하면서 정치권의 속이 더욱 타들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주부터 총선기획단을 본격 가동한다. 한국당 역시 논란에도 불구하고 총선용 인재영입 발표를 계속한다. 당 차원의 총선준비가 본격화하면서 여야는 모든 사안을 총선에서의 실익 여부로 판단할 개연성이 크다. 여야가 대화보다는 공방전을 선택할 여지가 많아지는 것이다.

현역의원들의 시선도 국회보다는 지역구로 향하고 있다. 선거제 및 사법제도 개편안, 예산 심사 등의 중요 사안들이 다뤄지고 있지만 공천을 받아야 하는 의원들은 소신보다는 당론을 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사정이 이런 탓에 연말로 갈수록 정치권이 시끄러워 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