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5당대표 회동했지만…'첩첩산중' 선거법·공수처법 처리
文대통령-5당대표 회동했지만…'첩첩산중' 선거법·공수처법 처리
  • 김용안 기자
  • 승인 2019.11.1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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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여야 5당 정당대표(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을 청와대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1.10/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0일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가동을 요청하고, 여야 5당 대표도 이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야가 국정상설협의체 재가동을 통해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에 대한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정상설협의체에 대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원내와 상의하겠다"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여야 4당 대표가 국정상설협의체 재가동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데다,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쟁점 법안을 논의할 협상 테이블이 필요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여야의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법 이외에도 이날 회동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 문제, 남북관계 등 대북·외교 정책, 민생 입법과 개혁과제 등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져 각 당의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상대적으로 견해차가 크지 않은 현안을 중심으로 대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최근 야당에서 입시제도, 공공기관 채용·승진, 낙하산 인사, 노조의 고용세습, 병역·납세제도 개혁, 대·중소기업 공정거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부동산 문제 해결 등 공정과 관련한 다양한 의제를 제시했다"며 "여야정이 마주 앉아 함께 논의하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경제·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도 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황 대표에게 민부론·민평론 책자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고 김도읍 당대표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책자를 전달하는 등 경제·안보 정책에 대한 여야의 협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탕평 인사를 계기로 협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집권 이후 전·현직 야당 의원 4명에게 입각을 제의했다고 경향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종훈 전 한국당 의원에게 고용노동부 장관 입각 등을 각각 제의했지만, 이들이 고사해 실제 입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추가로 야당 의원에 대한 입각 제의를 하거나, 제의가 야당 의원들의 입각으로 이어질 경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내각 인사를 통한 협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10일 청와대 회동이 본격적인 여야의 협치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협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이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내년 총선의 주요 공세 포인트로 설정하고 있다. 여야정 상설협의체 등에 참여할 경우 자칫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야당에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법 처리 명분을 주고 각종 현안 논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 내년 총선까지 정부·여당의 실정을 비판하고 공격하기 위해서는 여야정 상설협의체 참여가 자충수가 되리라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여야 간 주요 쟁점에 대한 간극도 여전하다.

제1 야당인 한국당은 여야의 최대 쟁점인 선거법 개정안의 경우 패스트트랙 지정 자체가 '날치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범여권의 의석수 확보를 위한 '꼼수'로 보고 있어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가동된다 해도 협의가 쉽지 않다.

공수처 설치법 역시 한국당은 정부의 '좌파 정권의 정권연장용'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데이터3법, 유치원3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한 입장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데이터3법인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이번 20대 국회 임기 만료 이전에 처리하겠다는 것이 민주당과 한국당의 공통된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어 20대 국회에서 처리되기 쉽지 않다.

유치원3법도 마찬가지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유치원 3법은 지난 9월 24일 본회의에 부의됐지만, 여야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는 22일 이후 첫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유치원 3법은 당초 유치원3법에 비해 처벌 규정이 약화된 중재안인데, 이보다 처벌규정이 강화된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의 수정안이 함께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중재안 대신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원안'으로 볼 수 있는 임 의원의 수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커 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쟁점이다. 한국당은 단위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고 선택·재량근로제 정산 기간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법안 심의가 지연되고 있다.

더구나 한국당은 강기정 정무수석의 '고성·삿대질' 논란을 문제 삼아 선거법 개정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3+3 협의체' 참여도 거부하고 있어 10일 청와대 회동이 최고조에 달한 여야의 갈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