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방위비협상 별개"라는 美, 대폭 증액 수순?
"지소미아, 방위비협상 별개"라는 美, 대폭 증액 수순?
  • 김용안 기자
  • 승인 2019.1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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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회의장을 먼저 떠났던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에 따른 한미 간 신뢰 강화로 방위비분담 협상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미 국무부 관리는 "지소미아와 방위비 협상은 별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사안을 다른 것과 연관 짓는 건 합리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지소미아와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은 별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2일 정부의 지소미아 조건부 유예 전격 결정 발표 이후 현재 진통을 겪고 있는 방위비 협상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에 선을 긋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25일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 일(지소미아 유예)을 계기로 한미간 신뢰와 상호소통이 강화된 만큼 이를 토대로 앞으로도 방위비 분담협상, 북핵문제 공조, 역내 협력 강화를 모색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스틸웰 차관보의 발언은 미 정부의 입장을 단순 전달한 것이란 분석에 현재로선 무게가 실린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7일 국회에서 '방위비(문제)를 해결해줄 테니 지소미아 해결하자는 미국의 접근이 있느냐'는 질의에 "논의한 바 없다"며 "전혀 다른 문제이고 (미국이) 연계시켜서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부분은 국방부가 우리한테 밀어붙이는 것"이며 "방위비 분담금은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백악관 쪽에서 밀어붙인다면 오히려 국방부나 이쪽에서는 지나친 요구이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스러워한다"고 설명했다.

사안을 바라보는 미국 내의 분위기도 다르다. 지소미아에 대해선 미 정부와 정치권에서 대체적으로 종료시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 약화와 한미동맹 균열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반면 방위비 협상에 대해선 미 정부 태도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트럼프의 한국에 대한 루즈-루즈(lose-lose) 제안’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는 "터무니없는(outrageous) 요구"이자 "동맹에 대한 모욕(insult)"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각에선 방위비 협상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유예 카드 사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이 선제적으로 별개 사안임을 강조했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편 한미 외교당국은 내달 중 미국에서 11차 SMA 협상 4차 회의를 재개하는 것으로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19일 서울에서 진행됐던 3차 회의는 파행 속 종료됐다. 양측은 이례적으로 협상 중에 "이견이 크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양측은 방위비 분담에 대한 성격 규정에서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호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부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외통위에서 "틀 간의 원칙이 부딪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한국 방위와 관련된 막대한 직간접 비용을 전제하고 그중 일부를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한국 측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환경을 제공해 연합방위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방위비 분담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