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日강제징용 배상안…별도의 '특별법'으로 내놓는다
文의장, 日강제징용 배상안…별도의 '특별법'으로 내놓는다
  • 김용안 기자
  • 승인 2019.11.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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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5일 일본 도쿄 와세다대학교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국회 제공)2019.11.5/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본 와세다대 특강에서 제시한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방안을 담은 법안을 '특별법'으로 발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발의 시점은 내달 둘째 주가 유력해 보인다.

28일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의장은 당초 제안했던 '1+1+α'(한일 양국의 책임 있는 기업+국민성금)안을 양국의 정부까지 포함하는 '2+2+α' 안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문 의장은 앞서 지난 5일 이른바 '와세다 구상'을 통해 한일갈등의 배경이 된 일본 강제징용 소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제징용의 책임이 있는 한일 양국 기업의 기부금에 양국 국민의 민간성금을 모아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담은 법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보상 기금 마련에 한일 양국 정부도 참여하도록 한 데에는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와 관련 단체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회의장실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역할도 (법안에) 포함돼야 한다는 피해자 단체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문 의장은 이번 안을 준비하면서 피해자·유족 단체들뿐만 아니라, 정부와 법률전문가들과도 만남을 이어가며 법안을 다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27일)에는 강제 동원 피해법안을 제출한 여야 의원들과도 오찬 회동을 진행하며 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문 의장은 이 같은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법안을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으로 발의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별도의 '특별법'으로 발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피해자들에게서 이번 법안을 별도의 특별법으로 발의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아직 구체적인 법안명은 정해지지 않았다. 최종 결정은 의장님께서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법안에 '1500여명의 피해자들에게 총 3000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이 담긴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 금액 부분은 법안에 넣을 수가 없다"며 "위자료 총액은 1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법안 내용은 지금도 계속해서 수정하고 있다"며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통해 성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배상기금 마련을 위해 설립되는 재단에는 '기억'과 '화해', '미래'의 의미가 강조된다. 따라서 재단의 이름에 이들 단어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재단은 과거 독일이 나치 시절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위해 만든 '기억·책임·미래재단'을 모델로 했다.

법안은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내달 둘째 주쯤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12월말에 열릴 가능성이 높은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법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문 의장의 법안 발의에 이어 한일 양국의 정상이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의 강제침략에 대한 '사죄'와 '화해'의 의미가 담긴 합의문을 발표하게 된다면,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문항이 법안에 담기지 못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의장은 와세다대 강연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지난 1998년 한일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선언문)을 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문 의장은 당시 "문 대통령의 (과거) 지역구는 부산이고, 아베 총리의 지역구는 시모노세키이다. 현재도 두 지역을 오가는 연락선(부관페리)이 있다"며 "이 배 위에서 이뤄지는 한일정상회담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버금가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