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이 경찰에 보낸 비리 첩보 '하명'일까 '이첩'일까…선거개입 관건
靑이 경찰에 보낸 비리 첩보 '하명'일까 '이첩'일까…선거개입 관건
  • 김용안 기자
  • 승인 2019.11.2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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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청와대 전 민정비서관)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지난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비리 첩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경찰에 넘어간 상황을 놓고 한쪽에선 '하명(下命) 수사'를, 다른 쪽은 '정상적 이첩(移牒)'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과 자유한국당 등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사실상 야당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지시하는 '하명 수사'를 지시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어기고 수사기관을 동원한 청와대의 불법 선거 개입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시나리오다.

반면 청와대와 당시 민정비서관이었던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관련 기관에 대한 정상적인 이관 절차였다는 주장을 편다.

단순히 '제보를 전달'한 것이냐, 수사에 대한 '명령을 내린(하명)' 것인지의 문제다. 하명 수사냐, 이첩이냐에 따라 '청와대의 불법 선거 개입' 문제로 급격하게 사건의 무게추가 기울 가능성도 있다.

백 부원장은 민정비서관 시절 김 전 시장 비리 첩보를 민정수석실 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반부패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 파견 경찰을 통해 경찰청(특수수사과장)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된다.

백 부원장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고위 공직자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에 대한 검증 및 감찰 기능을 갖고 있지만 수사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한 첩보나 제보는 일선 수사기관에 이첩해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통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첩보가 이첩되다 보니 김 전 시장 관련 제보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전달했는지도 "특별히 기억나지 않을 정도"라면서도 "일반 공무원과 관련된 비리 제보라면 당연히 반부패비서관실로 전달되었을 것"이라며 관련 제보를 전달했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통상적인 반부패 의심사안으로 분류, 일선 수사기관이 정밀히 살펴보도록 단순 이첩한 것" 이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비서관실 간 업무분장에 따른 단순한 행정적 처리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가 박형철 비서관에게 전달했는지도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우리는 관련 제보를 단순 이첩한 이후 그 사건의 처리와 관련한 후속조치에 대해 전달받거나 보고받은 바조차 없다"고 강조하는 것도 '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반박하려는 논리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하명은 명령을 하달했다, 지시했다는 게 아니냐. 그런데 그것은 민주주의 법제 체계에 안맞다"며 "청와대는 경찰이나 검찰에 수사를 지시한다거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경찰에 전달된 특정인의 비리 첩보라면 그 무게감을 감안할 때 단순한 이첩이라 해도 결과적으로 수사를 명령한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