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 전년比 9개월만에 증가했지만…"수익성↓ 해외배당 줄어"
경상흑자 전년比 9개월만에 증가했지만…"수익성↓ 해외배당 줄어"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1.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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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동월대비 9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다만 주된 이유가 한국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져 해외투자자에게 지급되는 배당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돼 희소식으로 해석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경상수지의 허리를 담당하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9개월째 감소했다. 특히 수출과 수입 모두 두 자릿수 감소해 불황형 흑자 기조를 보였다. 일본행 출국자 수가 줄며 서비스수지는 개선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1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 11월 경상수지 흑자는 59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억4000만달러 확대됐다. 전년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3월(-3.3%)부터 8개월 연속 줄었다가 9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우리나라 대외신임도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증가세 전환 자체는 긍정적 요소지만 그 이유를 뜯어보면 그렇게만 해석하기 어렵다.

경상수지 흑자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세 전환은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해외투자자 배당금 지급 축소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9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3억4000만달러) 대비 6억3000만달러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2018년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 해외투자자에 대한 배당이 많았는데, 2019년에는 수익성이 악화돼 전년대비 배당이 줄었다"며 "2018년 대비 원화 가치가 절하돼 배당 유인이 축소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상품수지 흑자는 73억900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억1000만달러 축소됐다. 전년동월대비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019년 3월 이후 9개월째 줄었다. 글로벌 교역량과 제조업 위축, 반도체 등 수요 수출품의 단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수입도 함께 줄어 상품수지 흑자폭이 덜 축소됐다.

11월 수출과 수입은 전 달에 이어 모두 두 자릿수 동반 감소해 불황형 흑자 모습을 이어갔다. 수출(465억달러)은 10.3% 줄었고, 수입(391억1000만달러)은 11.7% 감소했다. 2018년 12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한 수출은 반도체 단가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11월 반도체의 수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33.0% 하락했다. 그외 화공품은 –10.0%, 철강 –13.9%, 석유제품은 -7.4% 떨어졌다. 7개월 연속 하락한 수입은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불황형 흑자는 수입 감소분이 수출 감소분보다 커져 흑자를 내는 것을 말한다. 통상 투자 부진 등 경제 활력이 떨어질 때 이런 흑자 패턴이 나온다. 정확히 보면 수출 감소분(53억2000만달러)이 수입 감소분(52억달러)보다 컸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에 진입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불황형 흑자 우려를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입보다 수출이 더 많이 줄었기 때문에 불황형흑자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8억9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억달러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21개월 연속 개선되고 있다. 특히 11월에는 일본행 출국자 수가 2018년 11월 59만명에서 2019년 11월 21만명으로 65.1% 줄며 서비스수지 개선을 이끌었다. 전체 출국자 수는 같은 기간 230만명에서 209만명으로 9.0% 감소했다.

2019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한은의 전망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570억달러로 전망했다. 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556억4000만달러로 전망치보다 13억6000만달러 적다. 한은 관계자는 "12월 경상수지가 더해지면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