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이력도 아닌데"…與, '문재인 마케팅' 제동 여부 고심
"허위 이력도 아닌데"…與, '문재인 마케팅' 제동 여부 고심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1.1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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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많은 '문재인 청와대' 참모 출신들의 4·15 총선 출마가 이어지면서 이력 기재 여부를 둘러싼 여당 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선거홍보 또는 여론조사시 대통령 이름 등을 이력에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선 직전인 내달 중하순쯤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 출마할 청와대 참모 출신 출마자들은 70~80여명으로 추산된다. 집권 중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다. 앞서 30여명이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으며, 대통령 이름과 사진을 내건 포스터는 '문재인 마케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한만큼 여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민주당 현역의원 지역구에서 총선 준비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 당내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교통정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참모 출신들 가운데 여당 현역의원 지역구 출마가 예정된 이들은 Δ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서울 성북갑) Δ김성진 전 사회혁신비서관(서울 동작갑) Δ김봉준 전 인사비서관(경기 남양주을) Δ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전남 나주·화순) 등 다수다.

대표적인 교통정리 중 하나가 바로 '이력 기재' 여부다. 청와대 근무 이력은 여론조사 비중이 높은 경선에서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만큼 강력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한 민주당 의원은 경선 여론조사를 예로 들며 "당원들이야 출마자들의 면면을 알지 몰라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며 "(경선 후보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력만 듣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경력의 중요성은 상상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청와대 참모 출신 출마자들이 이례적으로 많은 상황을 감안해 '문재인 마케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해 말 사석에서 "청와대 출신 출마자들이 너무 많다"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원혜영 의원 역시 최근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특별히 배려하거나 대우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근무 이력을 기재하지 못하게 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일 수도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찬반 의견이 존재한다"며 "(우려하는 의견은) 허위 경력이 아닌, 실제 근무 이력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내에서 청와대 근무 이력 기재를 둘러싼 이견이 빚어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도 같은 논란이 일었다. 당시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논의 끝에 '6개월 이상' 지속된 경력에 한해 대통령 이름을 넣은 경력 기재를 허가했다. 이러한 기준은 2016년 20대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이와 관련해 이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근무 이력 기재는) 매번 선거의 마지막 쟁점"이라며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이력을 기재하게 되더라도 상당 부분 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