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회사 문 닫을라 '공포'에 파업 참여율 20%불과
르노삼성 회사 문 닫을라 '공포'에 파업 참여율 20%불과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1.1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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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직장폐쇄를 결정했지만 노조원의 파업참여율은 여전히 20%대로 저조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감 절벽에 수출물량 확보까지 실패하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공멸' 공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때마침 물량확보에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랑스 르노그룹의 2인자가 이달 말 부산공장을 방문한다.

14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이날 부산공장 임직원 2172명 중 약 1709명의 직원들이 근로희망서를 내고 출근했다. 노조원 1727명 중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463명으로 파업참여율은 26.8%에 그쳤다.

지난 10일 오전조 1700여명이 출근한 데 이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9일 야간조에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 주·야 교대조 근무를 주간조로 통합했다. 노사가 임단협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난 8일과 9일에도 노조가 게릴라성 파업을 지속하자 사측이 맞대응에 나섰다. 노조는 파업에 참여해야 하는 조합원을 지정, 출근 직전에 알려 동참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생산 차질을 극대화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지난 9일까지 생산 차질 대수는 6000대가 넘었다. 약 1200억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회사는 추정했다.

2019년 임금교섭' 협상에서 노조는 기본급 8.01% 정률 인상을 주장했다. 현대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회사보다 임금 수준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회사는 부산공장의 1인당 인건비 수준이 세계 르노그룹 공장 중 가장 높다는 이유로 동결을 내세웠다.

결국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노조는 지난해 12월20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다만 노조원의 파업 참여율이 30% 내외에 머물면서 파업동력은 크게 약화했다. 낮은 참여율의 이유는 수출 물량을 받지 못하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프랑스 르노 본사가 최대 주주(지분 79.9%)인 르노삼성은 생산량의 절반을 본사의 위탁 생산 주문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부산공장을 찾은 프랑스 르노그룹 2인자인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역대 최장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를 향해 "일자리는 생산성을 높일 때 지킬 수 있다"며 경고 발언을 했다.

노조는 다음날에도 파업을 이어갔고 르노삼성은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닛산 '캐시카이' 후속 모델 생산 물량 연 13만대 계약에 최종 실패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조스 부회장이 이달 말 한국을 다시 찾는다. 기존 로그 수출 물량 계약이 이번 분기 완전히 마무리되는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일감절벽이 코 앞에 다가왔다. XM3 유럽 수출물량 배정이 간절하다. 부산공장 물량 배정을 좌우할 모조스 부회장 방문을 앞두고 파업강행에만 동참하다간 일자리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파업동력이 크게 꺾였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 물량 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