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잃고 세금도 내라?"…정부, 암호화폐에 '복권'처럼 세금 매길까
"돈 잃고 세금도 내라?"…정부, 암호화폐에 '복권'처럼 세금 매길까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1.2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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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의 해외투자자를 타깃으로 800억원의 세금을 걷어간 가운데 국내 투자자에게도 세금 부과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기획재정부가 암호화폐 과세를 복권과 동일한 '기타소득'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제기돼 업계의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세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내에 암호화폐 담당 조직이 기존 재산세제과에서 소득세제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다양한 검토를 위해 소득세제과도 함께 검토에 나선 것 뿐"이라며 "구체적으로 세금을 어떻게 물릴지에 대해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재산세제과는 양도세 등을 관리하는 반면 소득세제과는 근로·사업·기타소득을 다루는 조직이다. 이로인해 암호화폐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과세가 기타소득으로 분류될 경우, 거래액의 약 22%를 세금으로 내야한다. 문제는 정부가 거래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어 업계에선 출금액 전체에 세금을 물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국내외 거래사이트를 수시로 오가는 암호화폐의 특성 상, 정부 입장에선 은행을 통한 출금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투자금을 잃은 상황에도 세금을 내야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500만원의 손실을 봐도, 남은 500만원을 출금할 경우, 100만원의 세금을 내야하는 것이다. 복권의 경우에는 당첨 시, 세금을 내지만 암호화폐의 경우, 수익 여부를 정부가 확인하기 어려워 일괄적으로 세금을 물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국세청은 지난해 11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손익과 상관없이 빗썸에 일괄적으로 세금을 부과, 약 800억원을 추징한 사례가 있다. 이로인해 관련업계에선 "암호화폐 거래의 씨가 마를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 양성화는 커녕, 은행 계좌 발급도 미뤄지는 등 정부가 여전히 시장을 부정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복권과 비슷한 세금을 물린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해야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하며, 암호화폐 기준법령을 먼저 통과시키고 거래사이트와 함께 합리적인 과세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암호화폐 과세에 대해 전혀 결정된 것이 없고 여전히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