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동의 못해" 무시한 2차인사…"수사에 정권입김" 우려
윤석열 "동의 못해" 무시한 2차인사…"수사에 정권입김" 우려
  • 정치·행정팀
  • 승인 2020.01.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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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감찰무마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수사팀을 이끌던 차장검사들이 결국 모두 교체돼 지방으로 발령된 가운데 검찰에서는 "앞으로 수사에 정권의 입김이 작용할까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23일 고검검사급 검사 257명과 일반검사 502명 등 759명에 대한 인사를 내달 3일자로 단행했다. 직제개편에 따른 직접수사부서의 축소·조정과 지난 8일 대검검사급 인사에 따른 충원 차원이다.

이번 인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이끄는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평택지청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여주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한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천안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일각에서 정권실세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우리들병원 대출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1차장도 부산동부지청장으로 가게 됐다.

정권을 겨냥한 주요 수사를 일선에서 지휘해왔던 차장검사들이 모두 교체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고위급 간부 인사에 이어 정권 수사를 뭉개겠다는 의도를 또 다시 보인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현안사건 수사팀 축소·교체로 수사를 방해하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차장검사는 직접 수사를 담당하지 않는다"며 "수사팀 부장검사, 부부장검사는 대부분 유임시켜 기존 수사와 공판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방의 한 검사는 "차장은 수사의 결재권자인데 그들을 교체한 것은 수사 결론도 쥐락펴락하겠다는 의도 아닌가"라며 "수사방해가 아니라는 법무부 해명은 믿기 어렵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장 교체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수사팀의 연결고리를 끊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패싱'할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해석이다.

수사팀은 최근 조 전 장관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최강욱 청와대반부패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하겠다고 이 지검장에게 결재를 올렸지만 계속해서 결정이 미뤄지자 윤석열 총장 지휘를 받아 차장 전결로 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의 한 차장 검사는 "지금 인사가 특별히 인사 수요가 있어서 한 것이 아니라 특정인 수사 때문에 인사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 아니냐"라며 "국민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적해왔는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선 인사로 검찰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정부에서도 앞으로 이렇게 인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선례가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반면 직전에 특수부에 편중된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번 인사에서 법무부가 언급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의 한 검사는 "지난 인사 때 유독 특수부 출신들이 많았고 그 때문에 박탈감을 느꼈을 이들도 많았을 것"이라며 "인사에서는 여러 요소가 고려됐겠지만, 이런 점에 대해서는 공정한 면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물론 정치적 입김이 없을 것 같지는 않아 우려스럽다"며 "그렇더라도 새로 올 차장 또한 검사인데 후배들이 수사한 내용을 마냥 뭉개지는 못할 것이라는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전날(22일) 이번 인사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대검은 인사에 앞서 대검 중간간부들과 현안 수사 부서의 장을 유임해야 한다는 원칙을 전달했으나 중간 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기획관 등 중간간부를 유임시켜 달라고 다시 요청했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