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탈당 날 보복인사…손학규의 '바른미래' 몰락하나
측근 탈당 날 보복인사…손학규의 '바른미래' 몰락하나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2.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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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자신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갑·3선)이 탈당을 선언한 4일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던 임재훈 사무총장 등에 대해 해임을 통보하는 등 보복인사를 단행했다.

조만간 호남계 의원 및 안철수계 의원들의 '탈당 러시'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창당 2년도 안 된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이날 오전 손 대표는 임재훈 사무총장과 장진영 비서실장, 이행자 사무부총장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이들이 손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요구하며 당무를 거부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손 대표는 전날(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준비에 여념 없어야 할 지금의 당직자 근무 태만은 묵과 못 한다. 한 달 넘게 성원이 안 되는데 곧바로 복귀 안 하면 총선 준비를 위해서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손 대표가 '해임'이라는 초강수를 두자 당직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임 사무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손 대표의 명예로운 퇴진과 예우에 대해 많은 고민과 방안을 강구해왔고 소통해왔다"며 "욕심이 지나치면 그르친다는 옛 말을 명심해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처신에서의 진리"라고 꼬집었다

이어 손 대표를 향해 "허상을 좇으며 과도한 정치적 회생을 도모하려고 하는 욕심"이라며 "저와 당 재건을 위해 혼신을 다해온 중진들을 내쳐서 손 대표가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은 다시 토담집으로 가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중앙당 사무처 부서장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당이 회생할 수 있는 일말의 기대감마저 무너졌다"며 "당의 화합과 정상화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주요 당직자에 대한 보복인사가 이뤄진 이날 손 대표와 정치 인생을 함께해왔던 이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당이 이 의원의 탈당계를 처리하면 20명인 바른미래당 의원은 19명으로 줄어 즉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되고 교섭단체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으로 재편된다.

바른미래당이 비교섭단체로 추락할 경우 총선 전에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도 수십억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당내 내홍이 격화하며 바른미래당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이상 앞으로 당내 의원들의 추가 탈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당내 호남계 의원(주승용·박주선·김동철·김관영)들도 손 대표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6인(이동섭·김중로·이태규·김삼화·신용현·김수민)은 호남계 의원의 탈당을 이용해 '셀프 제명'을 추진하고 있다.

호남계는 일단 손 대표의 결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손 대표가 대표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만큼 조만간 당을 나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과 제3세력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철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손 대표가 명예롭게 퇴진하면 우리는 탈당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그것이 아니라면 손 대표 체제로 어떻게 선거를 치르겠느냐. 손 대표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은 호남계 의원들이 탈당을 한 후 의석 수의 우위를 점해 출당 조치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탈당을 선언한 이찬열 의원을 포함해 20명이다. 이중 안철수계인 권은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6인, 호남계 4인, 바른미래당에 속해 있지만 정당 활동을 안 하거나 다른 정당에서 활동하는 의원 4인(이상돈·박선숙·박주현·장정숙)이 있고, 옛 당권파인 임재훈 의원, 채이배 의원, 최도자 의원, 김성식 의원이 있다.

 

 

 

 

 

 

 

 

 

만약 호남계가 탈당할 경우 안철수계가 바른미래당의 과반을 점하게 된다. 이 경우 셀프 제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수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셀프 제명을 하려면 호남계 의원이 탈당하고 난 후에 가능할 것"이라며 "(탈당까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시간을 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만약 안철수계와 호남계가 모두 이탈할 경우 손 대표는 활동을 안 하거나 다른 정당에서 활동을 하는 일부 의원만 당원 명부에 올린 채,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손 대표 혼자만 남는 '원외 군소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미 손 대표는 당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에 원외 인사를 내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