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흑자 599.7억달러 7년만에 최저…'반도체 부진 직격탄'
작년 경상흑자 599.7억달러 7년만에 최저…'반도체 부진 직격탄'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2.0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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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크게 감소하며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나마 중국인 입국자가 늘고 일본행 여행객이 줄며 경상수지를 갉아먹던 서비스수지가 개선돼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폭을 줄였다. 국내 기업이 해외현지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도 경상수지 흑자에 도움이 됐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9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998년 이후 2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한 2012년(487억9000만달러)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8년(774억7000만달러)보단 175억달러(22.5%) 줄었다.

반도체 가격 하락,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상품수지(수출-수입) 흑자폭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상품수지 흑자는 768억6000만달러로 2014년(861억5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상품수지 흑자는 10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2018년 상품수지 흑자(1100억9000만달러)보단 흑자폭이 332억3000만달러(30.1%)나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2015~2017년은 저유가 영향으로 수입이 줄었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었다"며 "저유가와 반도체 호황이 함께 영향을 미치며 해당 시기 상품수지가 많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수출은 5619억6000만달러로 전년(6262억7000만달러)보다 10.3%나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축소액 절반은 반도체 단가 하락이 설명한다"며 "대(對) 중국 수출 부진과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인한 세계경기 둔화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수입(4851억1000만달러) 역시 전년(5161억8000만달러)보다 6.0% 감소해 불황형 흑자 기조까지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과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불황형 흑자는 수입 감소분이 수출 감소분보다 커져 흑자를 내는 것을 말한다. 통상 투자 부진 등 경제 활력이 떨어질 때 이런 흑자 패턴이 나온다. 정확히 보면 수출 감소분(643억1000만달러)이 수입 감소분(310억7000만달러)보다 컸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에 진입했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우려를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과 수입 모두 전년 기저효과가 발생했다"며 "2018년 수출은 역대 1위였고, 수입은 역대 5위였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230억2000만달러로 역대 3위 규모로 줄었다. 중국을 중심으로 입국자수가 크게 증가한 반면 한일 무역분쟁 이후 일본행 여행객수가 급감하면서 출국자 수가 정체돼 여행수지가 증가한 영향이다. 2019년 중국인 입국자 수는 602만명으로 전년보다 25.8% 늘었고, 일본행 출국자는 559만명으로 25.9% 감소했다.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이 늘며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122억달러로 역대 1위 규모를 기록했다. 하위항목인 배당수입(226억8000만달러) 역시 역대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