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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은행 휴업에 대금 못받고 수출길 막히고"…중소 화장품社 비상
"中 은행 휴업에 대금 못받고 수출길 막히고"…중소 화장품社 비상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2.0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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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은행들이 문을 닫아서 외화 송금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완제품 수출과 원료 수입도 막혀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천광역시 소재 중소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인 A사의 김모 대표의 하소연이다. 그는 지난 5일 전화 통화에서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 화장품 업체는 시스템이 갖춰지 있지 않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자금과 물류가 다 막혔다. 이번 주가 고비일 것 같다"고 호소했다.

◇ 돈줄·수출길 다 막혔다…중소 화장품 업체 '난감'

A사는 화장품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손세정제를 생산하는 회사다. 손세정제가 불티나게 팔리지만 마냥 웃을 수 많은 없는 상황. 손세정제 주 원료인 '알코올'을 중국에서 수입해야하지만 물류 길이 막혀 추가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회사가 생산한 '마스크팩' 200만장도 창고에 쌓여있다. 춘절 이후 중국에 보낼 물량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배송도 어려워졌다. 그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추후 생산 물량의 원가 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기업·기관들의 '춘제'(春節) 휴일을 연장하자 물류 대금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중소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상황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함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손세정제가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의 물류길이 막히면 화장품 원료 수입 및 완제품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中 의존도 낮추고 거래처 다변화 '숙제'

화장품 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숙제를 재확인했다. 화장품 제조사의 경우 해외 수출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여기에 수입 원료 역시 중국산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피해 미국·러시아 등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미 메르스 사태·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등을 겪은 업체들은 "중국 시장 매출은 유지만 해도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중국 소비자 소비 심리 위축으로 '화장품 발주량'이 주춤할 전망이다.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는 "브랜드사의 경우 제품이 많이 팔리지 않으면 발주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국가적 재난 상황인 만큼 중국의 화장품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판매가 목적인 브랜드사보다 중국 시장을 위해 중국 법인을 만든 제조업체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한한령 당시 중국에 물건을 팔지 못한 일부 제조사들은 이런 리스크를 대비해 대책을 세워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