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라" 귀국한 中유학생들, 韓학생들과 개강 앞 '갈등'
"마스크 써라" 귀국한 中유학생들, 韓학생들과 개강 앞 '갈등'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2.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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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인해 한국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유학생들도 중국에서 온 유학생들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며 개강을 앞두고 자칫 학내 갈등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5일 교육부가 각 대학에 4주 이내 개강연기를 권고한 뒤 대학교들은 각각 1주~2주 개강을 미룬 상황이다. 11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등이 개강을 2주 미뤘고, 서울대, 경희대, 성균관대 등이 개강을 1주 연기했다.

하지만 이미 새학기를 맞이하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은 중국 유학생들의 입국은 막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미 중국에서 유학생들이 들어왔다. 앞으로도 계속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내 중국 유학생들의 수는 압도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중국인 학생은 총 7만1067명으로 가장 많다. 총 유학생 16만 165명 가운데 44.4%에 해당되고, 두 번째인 베트남(3만7426명)보다 약 2배 많다.

이런 중국인 학생들이 하나, 둘 학교에서 보이자 국내 대학생들은 불안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서울 소재의 대학교에 재학중인 A씨는 "방학인데도 중국인 학생들이 학교에 보인다. 혹시나 중국인 학생들에게 감염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대부분 대학교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일반 학생들과 분리해 지켜보는 입장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중국 유학생들이 있던 경희대는 기숙사 한 개 동에 중국 유학생들을 선별적으로 입소시킨 뒤 2주 동안 이들을 지켜보고, 증상이 없는 경우 일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서울대도 중국 유학생들을 기숙사 한 개동의 4~6층에 1인1실로 배치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중국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은 2주, 후베이성에서 온 학생은 4주 동안 이와 같이 생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양대는 게스트 하우스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생활할 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런 학교 대응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한 대학교 관계자는 "지금은 방학이니까, 어느 정도 중국인 유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개강 하면 이들을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또한 일부 중국 유학생들은 기숙사 밖에서 생활하는 만큼, 관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숙사에서 머물고 있는 B씨도 "중국인 학생들이 기숙사에 머물다보니까 불안함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조심해야 되지만 기숙사 들어갈 때마다 문진표를 작성하고, 열을 체크하는 등 불편함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불안함은 일반 학생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운영 중인 어학당에서는 중국 유학생과 다른 나라 유학생들 사이에 작은 갈등도 보인다. 일부 학생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은 중국 유학생들을 향해 "마스크를 써라"라는 등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인 학생들에게 거리를 두는 모습이 옳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C씨는 "주변이나 여론을 보면 중국인들에게 너무 공격적이지 않나라는 생각도 한다. 이런 편협적인 시각은 폭력이자 하나의 차별"이라며 "다 같이 조심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