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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까지…밸런타인 특수 실종 "온라인·집콕족 잡아라"
'코로나19'까지…밸런타인 특수 실종 "온라인·집콕족 잡아라"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2.1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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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아니더라도…요즘은 '무슨 데이 특수'라는 것 자체가 없어요"(백화점 관계자)

소비·여가 트렌드의 변화에다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확산까지 겹치면서 유통·호텔·외식 등 관련 업계가 누려온 '발레타인 특수'가 사라졌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년 2월14일 밸런타인 데이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특수기'로 여겨져 왔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대형매장에서 사랑하는 이를 위한 선물을 구입하고 호텔·고급 식당·랜드마크·극장 등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로 북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당일 데이트 자체를 포기하거나 자택 등 둘만의 한정된 공간에서 데이트를 즐기려는 '집콕족'이 대세다. 선물 구매 또한 대형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 채널, 외식 또한 배달앱 주문으로 대체되는 이른바 '언택트(Un-tact)' 소비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숙박 예약 업체인 '고코투어'가 20~30대 자사회원 28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가 '데이트 계획를 하지 않는다' '계획없다'라고 답했다. '데이트 계획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27%에 불과했다.

공식적인 설문조사 결과는 아니지만 '데이트 계획 무(無)' 응답이 지난해 같은 조사 대비 무려 55% 증가한 것은 주목할만하다. 올해 밸런타인 데이가 소위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예상외 결과다.

유통업계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본격 불거진 지난달 말부터 '오프라인 침체', '온라인 강세' 국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 자체가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데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대형매장 기피가 계속되면서 예년보다 매출이 30% 가량 줄어든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밸런타인 데이 특수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유통업체 '온라인 채널' 강화…호텔 레스토랑 일제히 '프로모션'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물론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 기반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세계 계열 통합 쇼핑몰 브랜드인 'SSG 닷컴'에서는 초콜릿, 화장품 등 발렌타인 데이 선물세트에 대해 10~20%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할인 혜택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롯데제과는 자사 제품인 '가나 초콜릿'을 고급화한 선물 세트를 출시하고 주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1만원 이상 자사 초콜릿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카카오톡 메신저 이모티콘을 제공하는 특별기획전도 16일까지 진행한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8월 오픈한 명품 브랜드 전문 온라인 채널인 '롯데 프리미엄몰'에서 '해피 발렌타인 데이' 기획전을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했다. 롯데쇼핑은 이 기간동안 프리미엄몰에서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명품 화장품 등을 경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주요 호텔과 외식업계는 고객들을 '집밖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일제히 내놓고 있다.

'더 플라자'는 서울 전경이 펼쳐진 객실에서 룸서비스 메뉴와 함께 프라이빗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코지 나이트 밸런타인데이 패키지'를 16일까지 한시적으로 선보인다. 특히 객실에는 코로나19 감염에 우려하는 고객들을 위해 최고급 침구류 등이 배치된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14일 당일 호텔내 레스토랑마다 다양한 식음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코너스톤'에서는 푸아그라, 바라문디 생선구이 등 '이탈리안 6코스', 모던 한식 레스토랑 '더 라운지'에서는 한식 6코스와 호텔셰프가 엄선한 4종 디저트를 선보인다.

메리어트는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의 올 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모모카페 (MoMo Café)에서 '밸런타인 데이 스페셜 디너 뷔페'를 14일 하루 동안 운영하는 등 각 지점과 식당별 특별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코로나 사태는 경고음?…"기존 문법 탈피한 수익 구조 개선책 필요"

유통·호텔·외식업계 등에서는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위기가 하나의 '복선'이자 장기적으로는 기존 문법에서 탈피한 새로운 수익 창출을 도모해야 된다는 '경고음'이라는 지적도 있다.

'호캉스(호텔룸에서 즐기는 휴가)'·'혼밥'족 등 개인·미니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데다 온라인 파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프라인 거점 중심' 소비 문화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는데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백화점·마트 등 대형매장 기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밸런타인 데이 등 기념일에 호텔 고급 레스토랑 등이 붐빈다는 것 자체가 옛날 얘기다. 요새는 오히려 연인끼리 룸을 예약해 당사자들만의 '특별한' 공간에서 데이트나 휴식을 즐기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숙박업과 외식업, 유통업계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