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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예약 0건"…여행·호텔업계 코로나19 이어 '코리아 포비아' 악몽
"해외여행 예약 0건"…여행·호텔업계 코로나19 이어 '코리아 포비아' 악몽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2.2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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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며 여행·호텔 등 관련업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를 여행 위험지역으로 지정하거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코리아 포비아(한국인 공포증)'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는 수준이어서 여행·호텔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행사들은 3월 해외여행 예약이 '0(제로)'에 가깝다고 호소한다. 호텔 역시 다소 차이는 있지만 20% 이상 예약이 줄었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여행업체 관계자는 "잠정집계 결과 2월 해외여행 예약률이 지난해 대비 70~80% 급감했고, 3월 여행 예약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며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이스라엘 등 관광이 아닌 비즈니스나 종교적 목적으로 해외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해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처럼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덜 민감한 국민들마저 해외 항공이나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달 전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부터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던 여행·항공 업계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인바운드(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여행), 아웃바운드(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 분야 모두 답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태가 이른 시일내 진정되길 바라며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른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위기 타개를 위한 프로모션이나 플랫폼을 논의해보기도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여행을 가라'고 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사태가 조속히 가라앉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며 중소·영세 여행업체들을 넘어 업계 1~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까지 휘청거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는 잠정적으로 오는 4월까지 주 3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모두투어는 모든 임직원을 두 그룹으로 나눠 3월과 4월 한달씩 유급휴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업계 3위인 노랑풍선 또한 3~4월 전 직원 교대 유급휴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호텔업계 또한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었던 고급호텔들도 "이번 주가 중대고비"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해외 관광객과 비즈니스 출장객이 주 고객층인 고급호텔의 경우 '코리아 포비아'가 확산된다면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외 30개 호텔을 운영 중인 롯데호텔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객실 예약 취소가 5만건에 달했다. 다른 주요 호텔업체들 또한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몇천 건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호텔 관계자는 "국내 특급호텔들의 경우 객실 예약률이 지난해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나 컨퍼런스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관례적으로 해오던 행사들도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이대로 장기화되면 앞으로 더 큰 타격이 있겠지만, 별다른 대책 마련도 사실상 어렵다. 지금 분위기에서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위기가 계속된다면 호텔 업계 또한 여행 업계와 마찬가지로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 호텔업계 중 가장 많은 호텔 수를 보유한 롯데호텔은 지난 21일 임원진 전원 급여 10% 삭감과 전 직원 무급휴가 권고 등 '자구책'을 내놓은 바 있다.

다른 호텔 관계자는 "현재까진 별다른 내부적 논의사항은 없다"면서도 "이번 주 코로나19 확진자 규모와 해외에서 '코리아 포비아' 여론의 향방에 따라 앞으로 상황이 판가름 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