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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00곳 '코로나 휴업'…여행사→영세학원 불길 번졌다
매일 1000곳 '코로나 휴업'…여행사→영세학원 불길 번졌다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3.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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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휴업에 들어가는 사업장이 급격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껏 1만1000여개 사업장이 정부에 휴업수당 지원을 신청했으며, 매일 1000곳 이상이 이러한 신청 대열에 가담하고 있는 추세다.

13일 고용노동부가 지난 4일부터 펴낸 '코로나19 대응 일일상황' 추이를 분석해 보면, 정부로부터 휴업수당 지원을 받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에 나선 사업장 수는 지난 11일 기준 1만1295곳에 달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이란 코로나19와 같은 사유로 해고 등의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휴업을 포함한 고용유지조치로써 직원 규모를 유지하는 경우, 정부가 인건비(휴업수당) 최대 4분의 3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지난달 12일만 해도 총 243곳에 그쳤으나,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달 24일(833곳) 이후부터 네자릿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장기화된 코로나19…'휴업기업' 앞자리가 매일 바뀐다

고용유지금 신청 사업장은 이달 들어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난 1월2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한 달을 넘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가, 이번 주에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감염증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고용유지금 신청 사업장의 '앞자리 수'가 매일 바뀌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금요일인 지난달 28일 2224곳이던 고용유지금 신청 사업장 수는 주말을 지난 지난 3일 4408곳으로 껑충 뛰었다.

이후 4일 5509곳, 5일 6611곳, 6일 7629곳으로 앞자리 수가 하루 건너 하루 1씩 추가됐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동안은 하루 동안 고용유지금을 신청한 사업장 수가 매일 1000곳을 넘기기도 했다.

 

 

 

 

 

 

◇심상찮은 학원가…여행업 추월 임박

코로나19 확산 초기의 휴업 피해가 여행업에 집중됐다면, 지금은 교육업에서 피해가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일만 해도 여행업에서 고용유지금을 신청한 사업장 수(1256곳)는 교육업에 속한 사업장(471곳)의 약 2.7배에 달했다.

그러나 이 격차는 여행업에서 고용유지금을 신청한 사업장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축소돼 현재 거의 사라진 상태다.

지난 11일 기준 고용유지금 신청 사업장 수는 여행업 1872곳, 교육업 1837곳으로 불과 35곳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교육업에서 휴업 증가세는 특히 이번 주가 시작된 9일부터 도드라졌다. 당시 1346곳이던 교육업 고용유지금 신청 사업장 수는 10일 1614곳으로 하루 만에 267곳 증가했다.

이후 11일까지 하루 동안 223곳 또 다시 급증하면서 현재의 수치에 다다르게 됐다.

 

 

 

 

 

 

 

◇"영세 사업장 대책 절실"…큰절한 소상공인들

최근 교육업에서 휴업수당 신청이 급증한 배경에는 지역 보습학원이나 소규모 예체능계 교습소 등 비교적 영세학원이 많은 업계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영세 사업장에 대한 정부 대책이 대부분 '저리 대출' 위주로, 피해 규모가 나날이 불어나는 현실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는 점이다.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일단 정부 지원 기준에 해당이 되더라도 신용등급이 낮거나 기존 대출이 있을 경우 대출을 거절당하기 일쑤라며, 더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생계비 지급 등 더욱 직접적인 지원을 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심사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소상공인 긴급구호 생계비를 추가해야 한다면서, 참석자 일동이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영세 사업장 소속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 역시 미흡하다는 비판이 빗발친다. 대표적인 노동자 생계안정 대책인 고용유지금만 해도, 고용보험 미가입 노동자 약 1300만명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러한 정부 대책의 맹점을 지목하면서 5인 미만 사업장 소속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국노총은 "직접적 피해를 받고 있는 모든 노동자에 대한 의견 청취나 노동계와 단 한차례의 소통 없이 정부 대책이 발표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지속화로 경제위기가 가시화되면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부터 그 피해가 시작된다. 5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 대한 보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