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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동원 마스크 싹쓸이' 또 적발…"수백매~수천매 사재기"
'매크로 동원 마스크 싹쓸이' 또 적발…"수백매~수천매 사재기"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3.1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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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프로그램 '매크로'(Macro)를 동원해 마스크 수천 매를 사들인 정황을 추가로 포착한 경찰이 마스크 매점·매석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사범죄 의혹을 받는 대상자만 최소 1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경찰의 수사는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업체 사이트에서 매크로를 활용해 마스크를 싹쓸이 구매한 사례를 추가로 적발해 관련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 가운데 '수천 매 사재기 의혹'을 받는 이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대상자의 신원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수백 매 사재기부터 최대 수천 매 사재기 의심 사례를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신종범죄'에 가깝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매크로를 동원해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마스크를 싹쓸이 구매하는 수법은 전례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매크로란 반복작업을 자동화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일명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전자상거래업체 A사이트에서 매크로로 마스크 9500장을 싹쓸이 구매한 사건이 최근 알려지면서 매크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대 남성 B씨(무직)는 컴퓨터 1대에서 매크로를 돌려 A사이트의 마스크 사재기 규제를 무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트 '새로 고침'을 빠르게 반복해 마스크 신상품이 올라오면 바로 사는 수법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은 신종 범죄라고 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수사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의 이 같은 방침에도 마스크 매점·매석을 근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마스크 매점·매석이 기승을 부리기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매점·매석이란 물건값이 오를 것을 예상해 한꺼번에 구입해놓고 팔지 않는 행위를 의미한다. 행위자는 물가안정법에 따라 법원에서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 받을 수 있다.

'매크로 동원 매점매석'의 경우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된다. 해당 온라인 업체를 속이는 행위이기 때문이며, 업무방해 위반 처벌규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위험수위 질병을 앓는 이들이나 이들의 가족은 몇 배 이상 높은 가격이라도 마스크를 구매할 수밖에 없어 마스크 매점·매석 범죄자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범죄전문가들은 '반사회적인 범죄'로 규정하면서 감염취약 계층을 겨냥한 마스크 매점매석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공정식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는 "코로나19을 비롯한 국가적 위기 상황의 틈을 타 마스크 매점매석 같은 반사회적인 행위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반사회성의 바탕은 자기중심적인 사고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해 사회 기본적인 가치를 무너뜨리는 마스크 매점매석은 그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