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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개학 연기' 목소리…사상 초유 '4월 개학' 가능성도
커지는 '개학 연기' 목소리…사상 초유 '4월 개학' 가능성도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3.1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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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오는 23일로 예정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을 더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도 추가 개학 연기 검토에 들어가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 "추가적인 유·초·중·고 개학 연기 여부에 대해 여러 가지 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라며 "다음주 중에 발표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12일 "추가 개학 연기 여부는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 등 의견을 종합해 판단할 문제"라며 "우선 23일 개학을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교육부는 내부 검토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협의 등을 거쳐 이르면 16일 늦어도 17일까지 추가 개학 연기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23일 개학하는 방안, 지역별 상황에 따라 개학 연기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 전국적으로 다시 한번 개학을 연기하는 방안 등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개학을 2일에서 9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 다시 23일로 늦췄다.

교육계에서는 다시 한 번 전국적으로 개학을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이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서울 구로구 콜센터와 정부세종청사 등 전국 각지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학부모뿐 아니라 교사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지난 13일 "대구에 국한해 판단하면 23일 개학은 이르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역별 상황에 따라 개학 연기 여부를 결정하면 지역마다 개학일이 달라져 학사일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은 대학입시에서 유불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등학교만 개학하는 것도 '사회적 거리두기' 측면에서 학교 내 감염 우려를 완전히 불식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한 서울 일반고 교장은 "고3의 경우 시·도별로 개학이 다르면 입시에서 진도, 교육 등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장은 "수업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라며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학교가 폐쇄될 수밖에 없다. 안전하게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15일까지는 방학 등을 조정하면 돼 자체적으로 개학 연기를 판단할 수 있지만 휴업일이 15일을 넘어가면 수업일수를 감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라며 "대입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교육부와 맞출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학교는 콜센터보다 더 밀접 접촉장…개학했다 감염 시간문제"

교육계에서도 개학을 더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가 지난 13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이 가진 영상회의에서도 전국적으로 개학을 2주 더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3일에서 개학을 2주 더 연기하면 4월6일이 돼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현실이 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영상회의 다음날(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개인적으로는 개학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일차적 사고를 하고 있다"라며 "현재 코로나19 대책의 핵심이 '사회적 거리두기'인데 개학은 바로 이러한 코로나19 대책 자체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감염 학생이 나와 그것이 학교 차원의 감염이 이뤄지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서울의 경우 구로구 콜센터 같은 일이 여러 학교에서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라고 우려했다.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지난 13일 논평을 내고 "지금과 같은 지역 사회 감염 추세가 이어지는 한 추가 개학 연기는 불가피하다"라며 "학교는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되고 일정 기간 안정화된 후 개학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개학해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학부모도 생겨나고 있다. 교총은 "학부모들 중에는 벌써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기 위해 23일부터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하려는 문의가 이어진다고 한다"라며 "학부모들이 대거 등교를 거부하면 교육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 교사들의 불안도 여전하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학사일정보다 중요한 게 학생들의 건강이다"라며 "수도권에서는 집단감염이 시작단계로 볼 수 있는데, 개학했다가 학교에서 감염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천지역 한 고교 교사는 "콜센터는 1미터 간격이지만 학교는 더 밀접 접촉장"이라며 "분반을 해도 해결되지 않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같이 얘기하고 밥 먹고 하니 마스크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학연기' 국민청원 5일 만에 9만명 넘어…교육부 고민 깊어져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개학을 연기하고 휴업단계를 3단계로 올려주세요'라는 청원은 5일 만에 9만명 넘는 동의를 받았다. 교육부가 개학을 23일로 연기하고 1주일 뒤 올라온 청원이다.

청원인은 "신종플루의 경우에도 한 반에 반 이상의 학생들의 감염됐었다"라며 "신종플루는 타미플루라는 약이라도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치료약도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집단감염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도 학교 집단감염 위험을 경고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전파 연결고리 측면에서 중요한 집단 중 하나가 학교"라며 "인플루엔자(독감)의 예를 보면 대부분 아동으로부터 시작해서 가정을 거쳐 사회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다만 개학을 추가로 연기하게 되면 검토해야 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교육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개학을 더 연기하면 휴업일수가 15일을 초과하게 돼 수업일수 감축과 학사일정 조정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15일까지는 수업일수를 감축하지 않고 여름·겨울방학과 재량휴업 등을 조정해 수업일수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고3의 경우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수시모집 원서접수 등 대학입시 일정 조정도 검토해야 한다. 이미 전국 단위 첫 모의고사 격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와 4월 학평은 각각 4월2일과 28일로 연기했다. 개학이 4월로 연기되면 3월 학평은 아예 취소하거나 다시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개학이 연기되면) 교육공무직(학교비정규직)을 포함해 방과후학교 강사, 사립유치원 원비 문제 등 난제들이 있다"라며 "수능 연기 등으로까지 연결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돌봄 문제와 학원 휴원 연장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