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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안먹히는 증시 부양책…남은 카드 뭐가 있나
약발 안먹히는 증시 부양책…남은 카드 뭐가 있나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3.2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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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극심한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주식거래 시간 조정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주식거래 시간 조정이 컨틴전시 플랜에는 포함됐지만 지금 당장 추진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주식거래 시간을 조정하기에 앞서 쓸 수 있는 카드들이 아직은 여럿 남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날(19일) 시장 대표지수 상품에 투자하는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사의 공동 출자로 조성하는 증안펀드는 금융위기로 주식 시장이 패닉에 빠질 때마다 대표적으로 활용한 방안이다. 공매도의 한시적 전면 금지 조치,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한도 규제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폭락장을 면치 못하자 정부가 이날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주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정부는 새로운 카드도 물밑에서 준비하고 있는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책들도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은성수 위원장 주재로 매일 증시 개장 전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컨틴전시 플랜에 있는 여러 안들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고 있다.

특히 증안펀드와 같이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 외에도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한 거래소 운영 조정 방안들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운영 조정 방안은 주식거래 시간 조정이나 주가 등락 폭을 단축하는 안들이다.

거래소가 운영 시장을 조정한 건 딱 한번이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다음날 낮 12시에 지연 개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금융시장 운영시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 운영 조정 방안이 컨틴전시 플랜에 포함돼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불가능한 방안은 없다"면서도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거래소 운영 조정은 단순히 시장의 정량적인 수치 뿐 아니라 여러 요건들을 복합적으로 검토한 후 결정하는 수순을 밟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의 충격을 줄이는 것이 (거래소 운영 조정의) 목적이니 해외증시 영향 여부 등 여러 요인들을 감안한다"고 했다. 거래소 운용 조정은 업무규정상 거래소에서 단행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식거래 시간 단축 여부에 대해 "모든 것도 가능하고 여러 대책이 있을 수 있지만 시장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기에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금융권에선 금융위가 과거 금융위기 때마다 썼던 정책들을 시장 상황에 맞춰 하나씩 내놓고 있기에 비과세 장기주식 펀드 등이 새로운 카드로 등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비과세 장기주식 펀드란 1~3년 이상 펀드를 적립할 경우 매매차익뿐 아니라 배당소득세도 면제해 일정 비율의 소득공제 혜택까지 준다.

개인 투자자 권익보호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 폭락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연기금과 기관의 로스컷 매도(주가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고 주식을 매입 가격 이하로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것) 자제를 권고하고 개별 종목의 상하한가폭을 축소할 것을 제안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전날 주식시장 폭락에 따른 추가 조치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대책이 나와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정부는 (불안정한 주가 시장)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할 의지 능력도 있지만 과연 대책이 효과가 있는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공포로 글로벌 증시가 연쇄 폭락하면서 코스피 시장도 8% 넘게 급락해 약 10년8개월 만에 1500선 밑으로 추락했다. 또 8년5개월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1000조원이 붕괴했다. 코스닥은 11% 폭락했다. 이날 오후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폭락한 국내 증시를 반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점심시간을 전후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는 일시적 거래 정지 제도인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4거래일만에 또다시 동시 발동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