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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주택시장 '꽁꽁'…서울 매수지수 23주 만에 '뚝'
코로나19 여파 주택시장 '꽁꽁'…서울 매수지수 23주 만에 '뚝'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3.2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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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힌 데다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보유세마저 오르면서 매수세가 실종됐습니다. 값을 내린 급매물도 거래가 쉽지 않네요."(서울 송파구 A공인)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가 23주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앉았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하고, 주택 보유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집값 하방압력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23일 KB국민은행 부동산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101.7) 대비 9.9포인트(p) 하락해 91.8을 기록했다.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마지막 주(98.5) 이후 23주 만이다.

매수우위지수는 국민은행이 부동산중개업체 9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 직전인 12월 둘째 주 과열이 극에 달해 매수우위지수가 128.6까지 치솟았다. 대책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해 매수우위지수는 100 초반으로 떨어진 뒤 이달 초까지 횡보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급락하며 공포감이 확산하자,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결국 100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포진한 강남(11개구) 지역 낙폭이 컸다. 12월 초 124.6 고점을 찍었던 강남 매수우위지수는 1월 말 90선으로 먼저 떨어진 뒤 한동안 버티다 지난주 11.9p 급락해 80선 초반(82.8)까지 밀렸다. 정부가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보유세를 대폭 늘리면서 매수세가 끊겼다는 게 중개업계 설명이다.

올해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한 채를 가진 집주인은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652만원을 보유세로 내야 한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이 25억74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5.1% 올랐기 때문이다. 강남구 은마아파트(전용 84㎡)와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 84㎡) 등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올해 5366만원을 보유세로 내야 한다. 지난해(3047만원)보다 무려 80% 늘었다.

강화된 규제를 피해 한동안 풍선효과(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를 누리던 강북(14개구) 지역도 지난주 매수우위지수가 100 초반(102.0)으로 떨어져, 기준선 붕괴를 목전에 뒀다. 12월 고점(133.8) 대비 30p 이상 하락한 것이다.

대출·세금 규제가 적어 인기를 얻었던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면서 가격 피로감이 커졌고, 시장을 이끌어가는 강남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강북 아파트의 상승 동력도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보합(0%)을 기록해 37주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은 0.12%까지 떨어져 9주 연속 하락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주택 보유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인 6월 말 전에 급매물을 더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규제와 코로나 사태로 집값 불확실성이 커져, 매수자들이 매수를 미루면서 당분간 매수우위의 시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