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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경제계 곳곳에서 '구조조정' 공포감 폭발
'코로나19' 장기화에 경제계 곳곳에서 '구조조정' 공포감 폭발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4.0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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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개별 상담을 받고 있다. 2020.3.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고용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비록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유니클로와 하나투어 등의 구조조정안이 유포되는 등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여행과 항공, 호텔은 물론 유통업계 전반에 실적 부진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충격이 길어질수록 고용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커지는 구조조정 공포, '실업 대란' 현실화하나

8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최근 '구조조정'이라는 단어 검색이 급증했다. 최근 1년간 검색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일100을 기록하며 최고치에 달했다. 코로나 19 사태 초기만 하더라도 구조조정 검색량은 20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2월 하순 들어 40을 돌파했고 3월 들어서는 50을 넘는 날이 많았다. '정리해고' 검색량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를 검색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고용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주변에서 일자리를 잃은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전국 지방노동관서의 보고를 기초로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15만~16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12만5000명인 점을 고려하면 30%가량 늘었다.

더욱이 실업급여 신청은 고용보험 가입자에 한해 가능한 데다 무급휴직이나 휴업 등은 제외돼 사실상 근로소득이 끊긴 노동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에서 시작된 '실업 대란'도 구조조정 공포를 키우고 있다. 미국의 경우 3월 공식 실업률(U3)이 한 달 전보다 0.9%포인트(p) 증가한 4.4%를 기록했다. 지난 1975년 1월 2차 석유파동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신규 실업청구건수도 지난달 셋째 주 330만7000명에서 넷째 주 664만9000명으로 일주일 만에 두 배 늘었다.

세인트 루인스 연준 보고서는 미국의 실업률은 최대 33%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도 올해 미국 실업률이 1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서영 삼성선물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의 정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한계기업과 자영업이 늘어날 수 있다"며 "지금은 일시적인 실업자도 영구적 실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실적 부진에 구조조정 공포 커졌다

'실업대란'은 다른 나라 일만이 아니다. 무시하기엔 국내 상황도 심상찮다. 정부가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특히 코로나19 공포에 민감한 산업이 1차 타격을 입었다. 호텔과 면세점, 여행, 백화점 등이다.

이미 호텔 리조트 전문 위탁운영회사인 에이치티씨(HTC)가 지난달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SM면세점은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도 근무 시간을 줄였다.

을지로의 크라운 파크호텔 서울, 베니키아프리미어 호텔 동대문 등은 문을 닫았고 경주힐튼호텔 역시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그랜드워커힐호텔 역시 오는 22일까지 객실영업을 중단한다. 롯데호텔은 무급휴직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유급휴직을 권유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한계상황이라 고통분담을 요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기업들이 인력 비용 감축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사소한 해프닝에도 민감해지기도 했다. 앞서 유니클로를 운영 중인 에프알엘코리아의 배우진 대표가 인적 구조조정 관련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해 논란이 됐다. 유니클로는 "인적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며 해명했지만, 직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구조조정 등에 대한 공포감이 커졌다"며 "실적 감소 폭이 클수록 구조조정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언제쯤이면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크다"며 "정부가 고용안정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