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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충격에 "車부품사 줄도산 위기…정부 지원 시급"
코로나19 충격에 "車부품사 줄도산 위기…정부 지원 시급"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4.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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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은현 디자이너© News1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자동차 생산‧수요 절벽이 현실화되며 기초체력이 약한 부품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글로벌 부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 그나마 버텨주던 국내 공장의 휴업 사태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이 경우 협력업체 피해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데 임금 지불 유예나 삭감 등 자구책만으로 파고를 넘기기 어려운 상태다.

◇4월 車수출 40% 감소 예상 "코로나19發 불황 왔다"

19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4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수출실적은 지난해 동월 대비 평균 43%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 자동차 구매수요가 얼어붙은 데다 해외공장 가동중단도 장기화되며 판매전선이 무너졌다.

브랜드별 상황도 좋지가 않다. 유럽시장 수요급감으로 수출물량 배정이 지연되고 있는 르노삼성의 4월 수출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72.9%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수출비중이 전체 생산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올해 신차는 소형 SUV XM3가 유일하다. 상반기 출시 예정인 캡처는 현재 가동이 중단된 르노 스페인 공장으로부터 수입‧판매하는데 코로나 19 여파로 출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쌍용차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2300억원 규모의 신규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당장 생존위기를 걱정해야할 처지다. 지난달에는 개별소비세 감면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가 무려 37.5% 감소해 이달부터 평택공장 1·3라인이 순환 휴업에 들어갔다.

수출비중이 무려 81.7%에 달하는 한국GM은 미국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까지 겹쳐 팀장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 20% 지급을 유예했다.

업계 맏형인 현대‧기아차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공장 대부분이 셧다운에 돌입했고 미국 생산시설은 이달 내내 가동이 중단된다.

정상화됐던 국내공장도 글로벌 자동차 수요 급감으로 다시 휴업에 돌입했다. 수출물량 감소로 현대차는 울산5공장의 투싼‧넥쏘 생산라인 가동을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중단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의 이달 수출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9.1%, 48.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체력 약한 협력사는 생존위기 '연쇄도산' 공포

완성차 브랜드의 생산·내수·수출 부진은 협력업체에게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위기 요인이다. 납품 자체가 줄며 지난달에만 국내 부품업계 매출은 최대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완성차업체에 부품과 자재를 납품하는 국내 1∼3차 업체는 9000여개에 달한다. 타이어나 철강 등의 대형 협력업체를 제외한 부품 전문업체들은 2월부터 이어진 국내외 완성차공장 셧다운으로 매출이 최대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자동차 플라스틱 내외장재를 생산하는 A사는 현장직 단축근무와 순환휴무, 관리직 임금 20% 삭감 등의 조치를 최근 시행했다.

더 큰 문제는 신용등급이 낮은 부품업체의 경우 기업어음(매출채권) 현금화는 물론 신규대출이 사실상 어려운 지경에 내몰렸다는 점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공장가동과 임금지급 등 공장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연간 1조원 이상의 회사채 발행이 필요하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부품업체들의 금융권 대출액만도 2조 4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불안정한 금융시장과 부품업체들의 낮은 신용등급으로 신규 회사채 발행은 물론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 상환도 어려운 상태다. 회사채를 1차 만기에서 갚지 못한 기업은 24시간 안에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최종 부도처리된다.

더욱이 1차 부품업체의 가동 축소가 장기화되면 연간 7조 2000억원에 이르는 어음결제가 지연돼 2~3차 부품업체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車산업 일자리만 180만명 "독일처럼 과감한 지원 시급"

 

 

 

 

 

주요국 기업 지원 현황© 뉴스1

 

 

자동차 부문은 수많은 일자리가 달린 기간산업 중 하나다. 자동차 수출액은 전체 산업 수출의 12.1%(2015년 기준)를 차지하고 유관 고용인원만 178만명에 달한다.

경제계가 생산·수출 의존도가 큰 국내 산업 생태계를 고려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호소하는 배경이다.

미국·독일 등 해외 주요국도 기간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가 중앙은행 등을 통해 과감한 유동성 투입안을 내놨다. 지난 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업 대출 및 회사채(투기등급 포함) 매입 등에 2조3000억달러(2806조원)의 유동성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독일 정부도 6000억유로(810조원)규모의 경제안정화기금(WSF)을 조성해 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코로나 피해 기업에 직접 지분 투자를 위해 마련된 기금만 1000억유로(135조원)에 이른다.

업계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와 부품업계 지원에 필요한 유동성을 32조8000억원가량으로 추정한다. 유동성 투입 방안으로는 기업어음(1~3차사 납품대금용) 국책금융기관 매입, 신용보증기금의 P-CBO 매입 규모 확대 등이 거론된다.

경영위기가 심화된 기업에 한해 법인세·부가세·개별소비세 및 4대 보험 등의 납부 유예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요절벽 상쇄방안으로는 공공기관의 구매력 집중과 친환경차 보조금 차등지급, 취득·개소세 감면 등이 있을 수 있다.

또 소상공인 등 영세사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9인 이상 승합차(화물차 포함)는 개소세 부과대상이 아닌 만큼 별도의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대출 보증 제도를 실시하는 독일 사례를 우선적으로 참고하되 긴급 대출의 경우 심사기간이 오래 걸리는 시중은행들에게 맡기지 말고 중앙은행 또는 국책은행이 직접 대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