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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척간두에 서서 정부만 바라보는 정유업계…구원투수 될까
백척간두에 서서 정부만 바라보는 정유업계…구원투수 될까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4.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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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2020.4.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정유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수요 감소와 급격히 하락한 국제유가, 마이너스(-) 정제마진 등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업계가 정부에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는 뜻을 전달한 가운데, 정부가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가진 정부 간담회에서 국내 정유 4사 대표들은 현재 가장 절실한 지원책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세 감면 지원의 확대를 요청했다.

현재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정유업계에 대해 Δ4∼6월분 석유수입·판매부과금 3개월 징수 유예 Δ한달분 원유 수입품 관세 2개월 징수 유예 Δ4월분 교통·에너지·환경세 3개월 징수 유예 등 지원책을 내놨다.

정유업계는 이번 지원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전례없는 위기 상황이기에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현재 2~3개월인 각 세금의 유예기간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수요 절벽으로 인한 진정한 위기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1분기에 3조원 이상 적자가 예상되기에 앞으로 닥칠 유동성 문제가 제일 급하다는 것이다. 조경목 SK에너지 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후 '가장 중점적으로 요청한 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정유업계 간담회에 관련 자료가 놓여 있다. .2020.4.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또한 업계는 현재의 조세 체계를 좀 더 세액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성 확보 같은 단기적인 처방만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기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정유 공정용 중유 등에 적용되는 개별소비세의 경우 조건부로 면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유사들은 지금처럼 정제마진이 악화될 땐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유 대신 값싼 중유·벙커씨유를 원료로 써서 석유제품을 생산한다.

정유사들은 공정용 중유를 해외에서 수입할 때 세금을 내는데, 정부는 이렇게 생산한 석유제품을 판매할 때 또 세금이 붙으면 중복 납부가 되기에 휘발유·경유에 대해 세금을 물릴 때는 이전에 냈던 세금을 돌려준다. 문제는 정제 과정에서 생산하는 나프타·벙커씨유·항공유 등 세금이 처음부터 붙지 않는 제품들은 제외할 수 있는 세금이 없다보니 돌려받을 기회 자체가 없어 이중과세가 된다는 것이다.

정유업계는 이런 형태로 추가 지출한 세금이 지난해 247억원이라고 추산한다. 정유사가 호황을 누릴 때는 이런 문제가 크지 않지만, 지금처럼 최악의 위기 상황에선 원가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공정용 중유의 경우 과세물품에서 제외하거나 조건부로 면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4.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마지막으로 정유업계는 업황 부진 속에서도 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도 요청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간담회에서 "위기 속에서도 근본적인 경쟁력 악화되지 않도록 사업다각화와 신규투자 등 혁신적인 사업전략을 적극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선 기업의 설비투자 금액 중 일부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임시투자 세액공제'의 한시적 부활도 건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공제율이 5%로 높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가 확실했지만 2011년에 없어졌다"며 "지금 상황에선 기업들로 하여금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필수적인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환경보전시설과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도 높여달라고 건의했다. 현재 3%인 환경보전시설 투자 공제율은 5%로, 1%인 안전설비 투자 공제율은 3%로 높여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세제 인센티브를 통해 정유사가 투자를 확대한다면, 환경·안전설비가 확충돼 기업은 물론 지역주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는 산업부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획재정부·국세청 등 다른 부처와 논의해야 하고, 세법 개정도 필요하기에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날 간담회에선 현재 업계가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는 점을 주로 설명했다"며 "산업부에서 다른 부처와 잘 협의해 최선책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