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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출산업 무너진다…1Q 정유화학 역대 최악, 전자·자동차도 부진
韓 수출산업 무너진다…1Q 정유화학 역대 최악, 전자·자동차도 부진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4.3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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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반도체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6조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반도체 수요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게양된 삼성 깃발. 2020.4.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자·자동차·정유화학·철강 등 수출 주력 업종이 줄줄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전자는 반도체에 힘입어 비교적 선방한 편이지만, 2분기에는 반도체 수출마저 감소하는 추세여서 실적 하락 폭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55조3252억원, 영업이익 6조447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1%, 영업이익은 3.43% 각각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트렌드의 확대로 수요가 증가한 메모리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1분기 매출은 17.64조원이며, 영업이익은 3.99조원으로, 삼성전자 전제 영업이익에서 반도체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2%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1분기 메모리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증가로 서버와 PC 중심의 수요가 견조하고 모바일 수요가 지속돼 이익이 소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분기 전망은 어둡다. 삼성전자는 "2분기는 주요 제품 수요에 대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전 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며 "메모리는 서버와 PC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모바일 수요 둔화 리스크가 상존한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LG전자는 1분기 매출 14조7278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1% 증가한 것으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이 선전한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사업부문이 수익을 이끌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이 3월부터 본격화되면서 H&A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고, 2분기에는 해외 매출 감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분기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LG전자의 2분기 매출과 수익성도 전분기, 전년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에 저유가까지 겹친 정유화학사들의 실적은 역대 최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날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감소한 4조4166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563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올 1분기 1조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976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분기 적자로 정유 부문의 영업손실만 1조1900억원에 달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어든 5조1984억원에 그쳤다.

에쓰오일은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제트유, 휘발유 등 운송용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유제품 수요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손실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 News1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의 영업손실까지 더하면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손실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자동차도 2분기를 걱정하고 있다.

현대차는 매출 25조 3194억원(자동차 19조5547억원, 금융 및 기타 5조7647억원), 영업이익 86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5.6%, 4.7% 늘어나 선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대차가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업체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면서 반영된 1056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더욱이 올 1분기 실적에 적용된 원/달러 환율이 평균 119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5원보다 크게 상승해 2190억원가량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도 있었다. 실제 현대차의 1분기 차량 판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1.6% 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코로나19 악재를 비껴가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전년 대비 17.1% 늘어난 14조5669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5.2% 급감한 4445억원에 그쳤다. 기아차의 1분기 글로벌 판매는 내수선방(전년比 1.1%↑)에도 해외 부진이 깊어지며 전년과 비교해 1.9% 감소했다.

 

 

 

 

 

 

 

지난 13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4.1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철강산업 역시 1분기는 비교적 선방했지만, 진짜 위기는 2분기부터 찾아올 것으로 예상한다.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14조5458억원, 영업이익은 41.4% 줄어든 7053억원이다. 현대제철은 매출액 4조6680억원, 영업손실 297억원으로 부진했다.

포스코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도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 불황으로 철강제품의 수요가 감소하고, 제품가격은 하락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현대제철은 "2분기와 3분기 수출물량에서 계획 대비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관세청 수출현황에 따르면 올 4월(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9%를 기록했다. 승용차 수출액도 -28.5%로 큰 폭으로 감소했고, 석유제품은 무려 -53.5%의 감소율을 보였다. 무선통신기기(스마트폰)는 -30.7%, 자동차부품은 -49.8%로 수출 주력 업종 대부분이 부진하다.

반도체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출의 17.3%, 승용차는 7.0%, 석유제품은 7.5%, 무선통신기기는 6.0%, 자동차 부품은 4.2%를 각각 차지한다. 이들 5개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42%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