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5-30 09:12 (토)
"반등 기대하는 순간에"…항공업계, 이태원발 코로나 재확산에 망연자실
"반등 기대하는 순간에"…항공업계, 이태원발 코로나 재확산에 망연자실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5.13 07: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2일 100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날 정오 현재 총 102명"이라고 밝혔다. 이중 이태원 클럽 방문자가 직접 관련된 경우가 73명, 2차 감염인 접촉자가 29명이다. 사진은 확진자가 발생한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 2020.5.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생존의 기로에 놓인 항공사들이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사태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5월 황금연휴를 고리로 국내선 수요가 다소 회복한 데 이어 세계 각국의 빗장 해제 조짐에 반등을 기대했지만, 국내에서 확진자가 재차 늘면서 제2 대규모 확산사태가 우려되고 있어서다.

각 사별로 비상경영 상황이 계속 이어지며 장기휴업 및 무급휴직, 급여 삭감 등을 겪는 직원들의 고통도 심해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여행심리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말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강도를 '완화' 단계로 내리면서 코로나19가 거의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일었지만, 현재는 요원해진 상황이다.

실제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주말 여행수요도 줄었다. 한국항공협회가 운영하는 에어포털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0일 국내선 항공 여객은 10만35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황금연휴 기간인 전주(13만1928명) 대비 21.5% 감소한 수치다

하계 성수기를 앞두고 여행심리가 회복되길 바랐던 항공사들은 제2의 대규모 발병 사태가 오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료들과 번갈아 가며 무급휴직에 들어가야 하는 입장에서 요즘 하루하루가 살얼음을 걷는 심정"이라며 "지난 연휴 특수도 기대한 만큼 좋지 않았는데 이태원발 코로나 사태를 지켜보고 있자니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늘어선 대한항공 항공기들.. 2020.4.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항공사들은 연휴 기간 여행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노선을 중심으로 국내선을 증편했지만, 실제 탑승객은 예년만 못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LCC 업계에 따르면 여행을 꺼리는 사회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실제예약률은 80% 정도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이번 코로나19 국내 재확산 분위기가 더욱 난감한 이유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국내선 탑승객은 편도 기준 총 114만1124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83만8716명) 대비 70만명 정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황금 연휴 기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예년에 크게 못미치는 성적이다.

국제선 운항 재개 움직임을 보이던 대형항공사들도 이태원 사태의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로벌 하늘길 빗장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국내에서도 이태원 사태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 조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관광수요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앞서 대한항공은 오는 6월부터 총 110개의 국제선 노선 중 32개 노선을 운항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평시 국제선 좌석 공급량의 20%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단됐던 미국, 일본 등 노선의 운항을 재개했다.

항공사들은 기내 방역을 강화하고 탑승객 전원에게 개인용 손 소독제를 제공하는 등 감염예방 조치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서울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김포~제주 편도 티켓을 평일 최저 5500원, 주말 1만5000원 등 연휴 이전 수준의 특가에 항공권을 판매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도 한창이다.

항공업계는 항공기를 세워둔다고 해도 리스료(임대료)와 보험료가 나가기 때문에 국내 노선이라도 최대한 활용해 타격을 경감한다는 방침이지만, 여행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선 피해가 누적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만큼은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하는 등 소강 국면에 접어들어 V자 반등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이태원 사태로 무너졌다"면서 "코로나19의 잠복기가 최대 2주인 만큼 앞으로 확진자가 얼마나 더 늘지 예상하기 쉽지 않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