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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까지 LNG선 수주 제로…심상치 않은 韓조선 성적표
5월까지 LNG선 수주 제로…심상치 않은 韓조선 성적표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5.2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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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제로(0). 올해 5월까지 한국 조선업의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 성적표다. LNG운반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한국 조선사에게는 수주가 매우 중요한 선종 중 하나다. 또 다른 고부가가치 선박인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수주 실적이 없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5월까지 LNG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단 1척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세계 물동량 급감이 선박을 발주해야 하는 선주들의 심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5월까지 韓조선사 수주 물량 작년보다 줄어

업계와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자회사로 둔 한국조선해양은 20일 기준 총 21척의 선박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중공업은 총 5척을 수주했고, 대우조선해양은 3척을 수주했다. 이들 조선3사의 수주 실적을 합하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었다. 선박 종류는 셔틀탱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대형 원유운반선 등이었다. 배 가격이 비싼 LNG운반선과 초대형컨테이너선은 없다.

한국 조선3사의 수주 실적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물동량 감소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세계 누적 발주량은 38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작년 같은 기간 995만CGT 대비 62% 급감했다.

업계는 세계 발주량이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한 2분기에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본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락슨이 집계한 올해 3월까지 누계 선박발주는 269만CGT였는데 이는 아시아 외환위기였던 1999년 264만CGT 이후 최저수준”이라며 “2009년 금융위기때의 590만CGT 보다도 선박발주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클락슨은 이달 초 세계 해상물동량 전망치를 낮췄다”며 “(작년 대비)컨테이너선은 10.6%, 탱커는 4.5%, 벌크선은 3.7%의 감소를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노르웨이 크누센(Knutsen)社에 인도한 LNG운반선 © News1

 

 

◇수주잔고 하락도 큰 문제 '2년 후 위기'

수주절벽으로 인한 수주잔고 하락도 문제다. 수주가 부진한 수주절벽이 발생하면 2년 후 일감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충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조선소 중 일부는 2년 뒤인 2022년 인도할 선박이 없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면 한국의 대형 조선사들도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한국의 5월 기준 수주잔량은 2077만CGT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주산업은 단기적인 시장 경직 상황을 돌파하는 힘을 수주잔고로부터 얻는데 현재 세계 시장의 수주잔고가 매우 낮은 수준까지 감소했다”며 “수주잔고 년수가 1년 미만으로 하락한 일본이나 중국의 CSSC(중국선박공업)이외 그룹 소속 조선사들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각각 1.5년치, 1.6년치의 선박 수주잔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0.9년치 물량을 확보 중이다. 엄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아시아3국(한국, 중국, 일본)은 어느 한 국가도 도달해보지 못한 최저 수준의 수주잔고에 놓였다”며 “현재 세계 수주잔고의 50%는 상위 6개 조선사그룹 내에 몰려있고, 10%는 하위 205개 그룹에 있는 만큼 수주경색은 중국과 일본의 비주력업체가 시장에서 퇴출될 시간을 앞당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한국 조선사가)2022년 확보한 일감은 약 400만CGT로 올해 중 2022년 인도계약분으로 최소 500만CGT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량 감소, 일감 부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고용 불안정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9일 오후 부산 강서구 현대부산신항만(HPNT)에 정박해 있는 '알헤시라스호'에 항만 노동자들이 물량 작업을 하고 있다. 알헤시라스호는 2만3964TEU급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다. (HMM 제공) 2020.4.29/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코로나19 안정화·LNG프로젝트 순항 중요

조선사가 현재 위기를 돌파하려면 코로나19의 조기 안정화가 중요하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세계 해상 물동량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돼야 한다”며 “하반기 수주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세계 LNG프로젝트 진행 상황도 한국 조선사에게 중요하다. 특히 80척 이상의 LNG운반선 발주가 예상되는 카타르 LNG 프로젝트에 이목이 집중된다. 또 러시아 아틱, 모잠비크 LNG프로젝트도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국 조선사들의 LNG운반선 수주에 탄력이 더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NG운반선 발주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조금 늦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조만간에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낭보가 전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