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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더 풀라' 문 대통령 요구에…정부, 증세 카드 꺼내나
'돈 더 풀라' 문 대통령 요구에…정부, 증세 카드 꺼내나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5.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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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재정전략과 2020∼2024년 재정운용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재정이 당면한 경제위기의 치료제이면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 체질과 면역을 강화하는 백신 역할까지 해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 재정 투입을 주문했다. (청와대 제공) 2020.5.2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 재정 투입을 주문하면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내년 예산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3차 추경 규모에 대해 1, 2차를 뛰어넘는 수준을 요구했으며 내년 예산의 경우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충분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확장적 재정에 따라 막대한 예산 증가가 예상되면서 정부가 재원 조달을 위해 증세카드를 꺼낼지도 주목된다.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가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재정수입을 늘리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재정전략과 2020∼2024년 재정운용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5.25/뉴스1

 

 

◇문 대통령 "재정 총동원령 발동"…내년 예산 560조원대 전망

정부는 25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 주재로 '2020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예산과 중장기 재정운용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확장적 재정운용에 대해 초점이 맞춰졌다.

문 대통령은 현 상황을 경제 전시상화에 비유하며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정부의 재정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확장적 재정 운용을 강조하면서 내년 예산규모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정부는 512조3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지난해 469조6000억원보다 나라살림 규모를 9.1%(42조7000억원) 늘렸다.

2019년 9.5%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9%대의 높은 지출증가율을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내년 지출 증가율도 최소 9% 이상이 예상된다. 9% 지출증가율을 적용할 경우 내년 예산은 최소 46조1000억원이 증가한 558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출증가율이 12년 만에 10%를 기록할 경우 총예산은 51조원 증가해 563조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마련한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예상한 2021년 예산 546조8000억원을 11조6000억원(2.1%)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내년 예산 뿐 아니라 현재 정부가 준비 중인 3차 추경에 대해서도 규모를 콕집어 언급하며 과감한 재정운용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1, 2차 추경을 뛰어넘는 3차 추경안을 신속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며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위기기업과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며 경제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과감한 지원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선 1, 2차 추경규모는 각각 11조7000억원과 12조2000억원으로 총 23조9000억원 규모다. 3차 추경에 대해 여당 일각에서는 30조~40조원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2009년 추경 28조4000억원을 넘어 단일 추경 규모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돈 쓸 곳은 많은데 줄어드는 세수…증세 카드 불가피

문제는 돈 쓸 곳은 많은데 국세수입이 줄어들면서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세수가 줄어들게 되면 부족한 재정수입만큼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국채발행은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지게 되고,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올해 국가채무는 2차 추경 기준 819조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1.4%다. 3차 추경이 전액 적자국채로 조달될 경우 국가채무는 849조~859조원까지 늘어나고 국가채무비율은 44.9%까지 치솟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 확장적 재정으로 국가채무가 더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국가채비율은 50%에 육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해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을 주문했지만 이마저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결국 국채발행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정수입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20일 "재정지출 확대의 수요가 있는 만큼 그에 준해서 재정수입도 확대돼야 할 것"이라며 "그 중 한가지 방법으로 중장기적으로 증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정부가 증세를 추진할 경우 거센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조세저항을 피하고 증세를 위한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 실장은 "당장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생각해 보면 복지수요가 상당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다수의 전망에서 국가채무가 상당히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이다"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증세)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단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