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07 07:11 (화)
2500만명 수도권 안전할까…쿠팡 사태에 거리두기 문턱까지
2500만명 수도권 안전할까…쿠팡 사태에 거리두기 문턱까지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5.29 08: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켓컬리는 서울 장지동 상온 1센터 물류센터에 근무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3일 친구와 대전광역시를 다녀오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24일 컬리 상온1센터에서 근무했다. 이후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검사 후 이날 오전 확진 통보를 받았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인구 250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권이 '사회적 거리두기' 문턱까지 다시 다가섰다.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부천 쿠팡 물류센터로 번지고 누적 확진자만 350여명까지 늘어난 탓이다.

지금 같은 확산세를 서둘러 잡지 못하면 적어도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방역 데드라인으로 잡은 시기는 향후 1~2주일 정도다. 이 기간에 만족할 만한 방역 성과가 나오지 못하면 인구 2500만명이 사는 수도권은 예전의 갑갑한 생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어렵게 학교와 친구를 되찾은 학생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이 수도권에 한해 '강화된 생활방역 체계'를 가동하는 것도 등교수업만큼은 유지하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이다.

◇이태원 클럽 7차 전파까지 19일…코로나 위험지역은 이제 수도권

이제 코로나19 최대 위험지역은 대구와 경북이 아닌 수도권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이 오래전부터 이 같은 상황을 예측했다. 대규모 인구와 활발한 경제활동 및 인구이동, 유흥시설, 놀이문화 등 코로나19가 유행을 일으키기에 수도권만큼 적합한 지역도 없다.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고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이태원 클럽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부터다. 2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79명으로 집계됐다. 해외유입 11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68명이며, 그중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감염자 65명이 쏟아졌다. 방역망 밖에서 발생한 확진자 대부분이 대도시 시민이고, 국내 방역이 수도권 관리에 달렸다는 게 명확해졌다.

수도권이 위험하다는 우려는 금세 현실로 나타났다. 5월 초 발생한 이태원 클럽의 감염 연결고리는 부천 쿠팡 물류센터로 이어졌다. 이곳 초발환자(43·여)는 이태원 클럽 5차감염 사례라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물류센터 첫 확진자는 지난 9일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천 뷔페점 '라온파티 하우스'에서 열린 돌잔치에 참석했다. 감염경로는 '학원강사(인천시 102번/미추홀구 15번)→수강생(인천시 119번/미추홀구 17번)·친구(인천 122번/미추홀 21번)→택시기사·사진사(인천 132번/미추홀24번)→돌잔치 순으로 전파 연결고리가 형성됐다. 규모만 놓고 보면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집단감염이 발생한 셈이다.

전파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태원 클럽 감염이 7차 전파로 이어지는 데 단 19일이 걸렸다. 어느 수준까지 'N차 감염(접촉자가 또 다른 감염원이 되는 것)'이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유행은 최근 주점과 노래방,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과 종교시설에 이어 대규모 사업장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며 "1명의 확진자가 다음 사람을 감염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3일이 안 되는 점을 고려하면 수도권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유행이 쿠팡 물류센터로 옮겨붙은 이유는 방역수칙이라는 기본을 어긴 탓이 크다. 해당 시설에서 방역수칙을 어긴 정황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역학조사를 통해 환경검체를 채취한 결과, 직원 모자와 신발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8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쿠팡 물류센터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직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수백명이 정상적으로 출근했고, 역학조사에 필요한 명단 제공도 신속히 대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에 대해 5월 28일부터 2주일 동안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했다. 사실상의 시설폐쇄로 경기도가 유흥시설이 아닌 일반 사업장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첫 사례다.

 

 

 

경기도 부천시 소재 쿠팡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28일 부천시보건소에 있는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선 시민들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준 뒤 비닐장갑을 나눠주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쿠팡 사태로 학교 284곳 수업 연기…"수도권 옥죄더라도 학교는 양보 못해"

수도권 유행은 이제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 증가세가 어디서 멈추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을 통제하는 방역당국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이후 수도권에 한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일 확진자 수가 50명을 초과했고, 감염경로를 모르는 비율이 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2주일 동안 유행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한해 '강화된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고, 오는 6월 14일까지 미술관과 박물관 등 모든 공공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하면 등교수업을 유지할 명분이 없어질 것을 우려한 조치다.

교육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 기준 등교수업 날짜를 조정한 유·초·중·고·특수학교는 전국에서 838곳이다. 그중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사태로 등교 날짜를 연기한 학교는 부천과 인천 부평·계양 지역에서 모두 284곳에 달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 관련 브리핑에서 등교수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능후 1차장은 "앞으로 1~2주일 기간이 수도권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고비가 될 수 있다"며 "수도권 초기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 지역사회 감염은 학교로 연결되고 결국 등교수업은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수도권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학생 행복을 지키기 위해 수도권 초기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모든 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위해)5월 29일부터 6월 14일까지 약 2주일(17일) 동안 수도권 모든 부문에서 방역관리를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유행 수준은 늦어도 1주일 안에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열쇠는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를 신속에 찾아내고 추가 전파를 막는데 달렸다. 이 결과에 따라 수도권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할지 말지, 학생들이 계속 학교에 갈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1344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79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24명, 부산 1명, 대구 2명, 인천 22명, 경기 21명, 충남 1명, 경북 1명 순이고 검역 과정 7명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