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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이냐 소신이냐'…금태섭 징계가 소환한 '자유투표' 투쟁의 역사
'당론이냐 소신이냐'…금태섭 징계가 소환한 '자유투표' 투쟁의 역사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6.0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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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박세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5일 '당론 위배 행위'를 들어 금태섭 전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내린 가운데 당 소속 의원이 당론에 반하는 표결을 한 것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당 지도부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한' 당론투표를 하는 것이 관행으로 여겨졌다. 단일성 지도체제에서 지도부가 당론을 거부하는 의원들에게 당직 임명 및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징계하는 등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시절이다.

일례로 1999년 5월 노사정위원회법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표결에 불참하기로 한 한나라당의 당론을 거부하고 찬성 표결을 한 이미경·이수인 전 의원이 각각 당권정지와 제명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이미경 전 의원은 같은 해 9월 동티모르 파병안의 국회표결에서도 당론을 거스르고 찬성표를 던졌다가 끝내 출당 조치 됐다.

당론투표의 공고한 관행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이라크 파병동의안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2003년부터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방침에 당시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 의원들 일부가 반기를 들었다. 이후 집권 여당이 된 열린우리당에서도 신문법 개정안, 과거사법 등에 대해 당론에서 이탈해 표를 던지는 의원들이 다수 나타났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2005년 의총에서 4분의 3 이상이 동의한 당론을 어길 경우 당권정지, 출당 등의 징계가 가능하도록 한 '강제적 당론제'를 도입했고, 당시 초선이었던 이상민 의원이 "강제적 당론이 소신과 다르면 결코 따르지 않겠다"고 성명서를 내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후 정당이 '강제적 당론'을 정하는 경우는 종종 나왔지만, 그걸 위배했다는 이유로 소속 정당 의원을 징계한 사례는 드물다.

민주당은 2013년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자료제출요구안'의 찬성 당론을 강제적 당론보다 더 높은 수위인 '구속적 당론'으로 결정했다. 박지원·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중진 의원 4명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들에겐 원내대표 명의의 '서면 경고'만 발송됐을 뿐 징계 처분이 내려지진 않았다.

현행법은 국회의원의 자유투표 권한을 보장하고 있다. 헌법 46조는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유투표' 조항으로 알려진 국회법 114조 2항은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실제 국회법에는 자유투표라는 조항이 있다"며 "금 전 의원은 이미 경선에서 탈락해 낙천하는 어마어마한 책임을 졌는데, 그 이상을 어떻게 벌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징계 처분과 관련해 재심을 청구하고 유감을 표명한 상태다. 금 전 의원 측은 당 윤리심판원이 근거로 든 당규가 국회의원이 아닌 '당원 또는 당직자'에 해당한다는 점, 과거 국회의원이 표결을 이유로 당 차원의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는 점, 이번 결정이 헌법과 민주당 강령에 위배되는 점 등을 근거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는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 의견에 찬성한다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정당이 소속 국회의원을 (당론에) 완전히 귀속시켜 버리면 헌법기관이 아니게 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당론투표는) 다수결이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수단에는 충실할 수 있으나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과는 맞지 않는다"며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