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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으로 승격한 질병관리청…차 떼고 포 떼고 '독자 역할 한계' 지적도
청으로 승격한 질병관리청…차 떼고 포 떼고 '독자 역할 한계' 지적도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0.06.0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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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이 3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6동 브리핑실에서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조직개편'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2020.6.3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한단계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과 같은 신종 감염병 대응의 전문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조직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고, 보건복지부 관할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어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질병관리청, 예산·인사권 독립으로 자체적 감염병 대응 가능

행정안전부는 3일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인 질병관리본부를 중앙행정기관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질본의 청 승격에 대한 국민 여론의 관심이 높은 만큼 관련 법안은 국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초대 청장으로는 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유력하고, 신설된 질병관리청은 예산과 인사, 조직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물론 감염병과 관련한 정책과 집행 기능도 실질적 권한을 갖고 수행할 예정이다.

당초 질본 예산은 복지부 예산편성 안에 묶여 있어, 자체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았다. 신종 감염병 예방 관련 사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예산 배정을 하려면 복지부 내 기존 사업과 조율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인사 문제에 있어서도 질병관리본부장이 일부 직급 이하에 대해서만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어 '전문인력' 양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질병관리청은 감염병을 포함한 질병대응에 독자적인 판단을 하고, 예산의 자제척인 우선순위를 배정해 질병관리 대응의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인사권을 통해 주요 인력들을 적절히 배치함에 따라 질병관리청 소속 직원들의 경로 개발 등이 가능해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벌써 됐어야 할 승격인데 오히려 좀 늦은 감이 있다. 질본이 청으로 승격이 된 만큼 예산이나 인사 등에서 독립적으로 업무해 앞으로 다가올 감염병 예방의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정 의원은 앞서 지난1일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을 명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다. 사진은 초대 칠병관리청장으로 유력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2020.5.29 © News1 장수영 기자

 

 

◇연구기관·혈액 관리 기관은 떼어내고…독자적 역할 한계

다만 일각에서는 청 승격 자체만으로는 큰 변화가 있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을 하더라도, 현 보건복지부 산하를 완전히 벗어나긴 어렵다. 여전히 보건업무의 행정을 복지부가 갖고 있는 상태에서는 질병관리청 자체 사업을 추진하려면 복지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행안부는 이번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과 함께 Δ질병관리본부 산하의 국립보건연구원 및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복지부 내 이관 Δ권역별 질병대응센터 신설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질본 산하에서 감염병 및 주요 질환의 연구 업무를 하는 기관이고,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은 감염병 치료제·백신 개발에 필요한 혈액 및 조직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이 두 기관이 복지부 산하로 넘어가면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더라도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대응의 독자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아울러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신설의 경우 지방질병청의 성격이 아닌 탓에 정치인인 각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꾸준한 예산 및 인력 지원이 필요하지만, 여론의 의해 사업이 좌우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질본에서는 청 승격과 관련 세부조직 구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내용이 정부조직법 및 정부시행령에 담길 전망이다.

정 의원은 "질본과 복지부는 본질적으로 유기적인 관계가 필요하다"며 지방질병청 신설 등에 대해서는 "법안에 담기지 않았어도 시행령 등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일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감염병 위기대응의 전문성과 역량을 키우는 것이 청 신설의 목적"이라며 "감염병 위기 대응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 조직들, 감염병에 대한 연구나 정책개발을 할 수 있는 조직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행안부와 계속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