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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난에 60대는 일터로…청년은 진입 기회조차 박탈
생계난에 60대는 일터로…청년은 진입 기회조차 박탈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6.1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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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도서관 앞 게시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2020.6.9/뉴스1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경제활동 여건이 개선됐지만 고용시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한파가 계속됐다.

청년층은 또다시 신규채용 축소 직격탄을 맞았다. 모든 연령층 중 20대의 고용률 하락폭이 가장 컸다. 여기에 일손을 놓고 '그냥 쉰' 20대마저 가장 크게 늘었다.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3만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2000명(-1.4%) 뒷걸음쳤다.

감소폭이 외환위기 이래 최대였던 4월(-47만6000명)보다는 축소됐지만, 여전히 40만명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8%로, 1.3%포인트(p) 하락했다.

특히 신규 구직세대인 20대 고용률이 전 연령 중 가장 급격하게 줄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신규채용 급감 현상을 반영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20대 '쉬었음' 가장 크게 증가…활기 잃은 청년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54만8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55만5000명(3.5%) 증가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4월(83만1000명)보다는 완화됐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50만명 이상이 경제활동과 괴리된 셈이다.

경제활동인구(2820만9000명)는 25만9000명(-0.9%) 감소했다.

특히 '쉬었음' 인구가 비경제활동인구를 견인했다. 쉬었음이란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육아나 학업 등 이유로 휴식을 택한 이들을 가리킨다.

지난달 쉬었음 인구는 22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3000명(16.5%) 늘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코로나19로 인한 구직단념자 57만8000명보다 절대적인 수치로도 많은 데다가, 증가폭(3만9000명)으로도 구직단념자를 넘어섰다.

이처럼 '그냥 쉰' 인구는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지만, 특히 20대(10만5000명, 32.8%)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10대에서 9000명, 20대에서 10만5000명, 30대 4만3000명, 50대 3만5000명, 60대에서 7만9000명이 늘었다.

기업 공채 연기와 청년이 다수 분포하는 서비스업 타격이 지속되며, 신규 구직세대의 구직 기회와 경험이 대폭 축소된 상황이다.

 

 

 

 

 

서울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이 일자리정보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0.6.10/뉴스1

 

 

◇생계난에 일터 택하는 60대…역전된 '코로나19 세대'

고용시장에서 활기를 잃은 청년층의 모습은 고용률 지표에서도 감지된다.

지난달 고용률 하락폭은 20대(-2.4%p)에서 가장 컸다. 같은 하락세인 30대(-1.0%p), 40대(-1.7%p), 50대(-1.7%p)와 비교해도 하락폭이 심하다.

반면 고용률이 '나홀로 오른' 연령층이 있다. 바로 60세 이상(0.3%p 증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6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며, 중단된 노인 일자리 사업 과반이 재개된 것이 지표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60세 이상 고용률 상승은 직접적으론 노인 일자리 사업 재개 영향이지만, 그보다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생계난'이다.

노인 빈곤률이 주요국 최고인 특성상, 우리나라에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나 단기 일자리라도 택하지 않으면 생계를 잇기 힘든 고령층이 많다.

청년층은 일터에 진입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경제활동에서 소외되고, 고령층은 반대로 일터에 나가야만 하는 역전 현상이 코로나19 사태로 일어난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그동안 25~29세가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연령층이었으나, 봄철 면접과 채용이 연기돼 취업자가 감소했고 특히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업황이 부진해 청년층 고용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활 속 거리 두기 전환으로 취업자 감소 폭이 4월보다 축소됐으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와 제조업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감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