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09 07:41 (목)
17세 고교생→원묵고→광주·논산까지…가짜양성 논란에 검사체계 흔들
17세 고교생→원묵고→광주·논산까지…가짜양성 논란에 검사체계 흔들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6.16 06: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뒤늦게 음성으로 결과가 뒤바뀌는 사례가 늘고 있어 방역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사진은 이날 서울시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모습./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뒤늦게 음성으로 결과가 뒤바뀌는 사례가 늘고 있어 방역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당 사례는 진단 시약 등 검사 체계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검사 과정의 단순한 오류로 밝혀졌지만, 유사한 사례가 늘어날수록 국내 검사 결과 신뢰성에 금이 갈 수 있어 방역당국은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3번 검사한 대구 고교생…원묵고 생도 양성→음성→최종 음성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 유전자 부위를 증폭하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eal time RT-PCR) 방식으로 확진 판정을 내린다. 대규모 인원을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항체검사 방식보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정확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초기 유행 시기인 2월 4일 RT-PCR 검사법을 긴급사용 승인 형태로 처음으로 도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확진 판정에 이 검사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검사 정확성에 대한 한차례 논란이 일었다.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숨진 17세 고교생이 13차례나 검사를 받았는데도, 그 결과가 음성과 양성을 오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수차례 검사에서도 양성임을 확신할 수 없는 '미결정' 검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과도한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으로 숨진 이 고교생은 병원에서 두통과 폐렴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었다는 점에서 논란은 커져만 갔다.

방역당국 확인 결과, 고교생 검체를 검사한 실험실 내부에서 코로나19가 퍼지거나 다른 사람의 검체가 섞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브리핑을 통해 "13번이나 검사한 것은 해당 의료기관(영남대의료원) 판단이고 고유의 의료영역"이라며 "개인적으로 추정할 때 해당 의료기관에서 그렇게 검사를 많이 했다는 것은 검사항목에 대해 진단적으로 의심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고교생이 음성으로 최종 확인돼 논란은 수면으로 가라앉았지만, 6월 들어 서울 중랑구 원묵고등학교 3학년 학생(19·여)의 검사 결과가 또다시 뒤바뀌면서 우려를 키웠다.

원묵고 학생은 지난달 16일 기침과 인후통 의심 증상을 보였고, 담임교사 권유로 25일 중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 학생은 지난 6월 5일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를 방문했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6일에 2차 검사를 받았을 때는 확진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서울의료원 격리입원 후 이뤄진 2차례 검사에서는 다시 음성이었다. 면역항체 검사에서도 음성 검사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 사례를 재검토한 방역당국과 진단검사의학과 전문가들의 최종 판단은 위양성(가짜양성)이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 이후 추가로 진행한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가족을 포함한 접촉자 771명 검사 결과도 모두 음성으로 나온 것을 고려한 결정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양성에서 음성으로 결과가 바뀐 원묵고 학생은 음성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며,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검사관리위원회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을 돌보고 있다./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광주·논산 3명 가짜양성 결론…검사 관계자 피로누적? 방역당국 "중요한 문제"

지난 15일에도 광주와 충남 논산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최종 '음성'으로 결론이 뒤바뀐 일이 발생했다. 그 이유는 검사 전문기관에서 검체를 다루다가 오류(오염)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다만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방역당국은 "이 같은 검사 오류가 진단 시약 등 검사 체계 신뢰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15일 브리핑에서"(광주와 논산 검사 결과를) 검토한 결과 검체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인해 위양성(가짜 양성)이 나온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심환자의 객담(가래) 검체를 완충용액에 섞으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검체가 오염됐다는 것이다.

권계철 이사장은 이어 "(위양성) 3건의 사례 모두 상기도 검체(침)에서 음성, 하기도 검체(객담·가래)에서 양성이 나와 신규 감염자들의 일반적 특성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같은 기관, 같은 검사판에서 검사를 한 만큼 오염에 의한 위양성 가능성을 의심했다"고 덧붙였다.

거듭된 검사 오류가 발생하자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주 내로 검사전문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위양성 사례가 (계속) 보고되는 것을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검사 양보다는 정확성을 높이도록 전문가와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의심환자는 110만5719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확한 검사를 위해 수차례 검사를 받은 인원을 고려하면 실제 검사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지난 주말(14일)을 기점으로 민간의료기관에서 시행한 검사 건수는 총 208만2750건을 기록했다. 지난 4~5개월 동안 200만건이 넘는 검사를 한 것이다. 일일 검사 건수도 대구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 대유행 당시 하루에 최고 2만4000건이던 것이 현재는 3만6000건까지 껑충 뛰었다. 과도한 검사 물량에 검사기관 종사자들이 피로를 느끼고 검사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계철 이사장은 "많은 검체를 한정된 인력이 다루다 보니 (검사) 과정 중 일부 실수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정은경 본부장도 "지난주에 9만건 가까운 검사를 진행했다"며 "그런 과정에서 업무량이 많은 게 사실이고, 피로도 누적으로 인한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인정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7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2121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37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7명, 경기 10명, 인천 8명, 충남 2명, 경남 3명 순이고 검역 과정 7명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