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09 07:41 (목)
'증시버블 한꺼번에 터질라'…공매도 금지 '단계적' 해제하나
'증시버블 한꺼번에 터질라'…공매도 금지 '단계적' 해제하나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6.18 07: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7.23포인트(5.28%) 오른 2138.05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23포인트(6.09%) 상승한 735.38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8원 내린 달러당 1,207.2원에 마감했다. 2020.6.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정부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학 개미'로 불리는 민간 투자금이 증시 버블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버블이 한꺼번에 터지지 않도록 연착륙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일정 중 공매도 금지 해제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갑작스럽게 서프라이즈하게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공매도 금지 해제의 충격을 완충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8월 예정된 공매도 관련 공청회에서는 단계적 허용 등 여러가지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한꺼번에 해제하기보다 금융·비금융주로 나눠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법을 사용한 바 있다.

금융위는 당시 2008년 10월1일부터 시행해 온 공매도 제한조치를 비금융주에 대해 6월1일부터 해지하는 한편 금융주에 한해 공매도 제한조치를 당분간 유지했다.

이후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는 이후 2013년이 돼서야 해제됐다. 금융주란 유가 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금융업종(은행·증권·보험 등) 해당 주식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의 해제와 관련해서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조치를 참고하는 등 단계적 해제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공매도 금지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려는 이유는 공매도의 순기능 때문이다.

공매도 제도는 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보다 부풀려진 부분을 투자자들이 빨리 알아채 주식 가격에 반영되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때문에 공매도는 일시적으로는 주식 가격을 하락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버블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는다. 버블이 커지면 버블이 터질 때의 충격은 더 커진다.

또 정부는 공매도 해제를 통해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명분도 살릴 수 있다. 현재 문제는 공매도 금지에 '동학개미운동'이 맞물려 몇 달간 이미 증시 버블이 커질 만큼 커졌다는 것이다. 수출, 고용 등 실물지표들은 코로나19 이후 역대급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런 실제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증시는 계속 뛰고 있다. 역대급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린 개미 투자자들, 그때그때 거품을 꺼트릴 공매도 투자가 없는 상황 등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정부도 증시 버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16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들의 투자 열풍이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도 이날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통해 "금융시장과 실물지표의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처음으로 증시 버블 문제를 지적했다.

다만 이제와서 공매도를 재도입할 경우 이미 커져버린 거품이 한꺼번에 터져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 때문에 연착륙을 위해 단계적 공매도 도입이 검토될 수밖에 없다.

황세운 자본실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가 금지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큰 부작용은 주식에 버블이 끼는 것이고 지금 실제로 주가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다만 공매도를 한꺼번에 허용할 때는 시장에 충격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공매도 금지 해제는 단계적 방식이 낫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