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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삐라는 명목, 숨은 뜻 있나…불만 폭발·독자적 남북협력 신호
北 삐라는 명목, 숨은 뜻 있나…불만 폭발·독자적 남북협력 신호
  • 이호진 기자
  • 승인 2020.06.19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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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북한이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이유로 강경한 대남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숨은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우선적으로 전단 살포를 금지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19일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남북관계 상황이 대북 전단만의 문제만은 아닐 수도 있지만, 결국 전단으로 비롯한 문제이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도록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나 북한 주민 인권 증진도 중요한 가치인 만큼 접경지역 평화와 발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법 제·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한 뒤 연이어 강경한 대남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일 남북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단절한 것에 이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러한 북한의 강경 대책을 두고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전문가와 당국자들은 의도 분석에 분주하다. 표면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전단 문제는 '빌미'라는 지적도 많다.

우선 대북제재에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힌 국경에 북한은 경제난에 시달려 내부결속이 필요했고 그러기 위해 남한을 '적'으로 돌려야 했다는 분석이 있다. 그 외 남북 또는 북미간 극적인 협상을 위해 시선을 끌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지난해 2월 북미정상회담(하노이 노딜회담)이 결렬된 이후 우리 정부의 움직임이 소극적이었던 점 등을 이유로 북한의 쌓였던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해 대미협상에서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박과 함께 제재해제와 관련해 남측의 독자적 행동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훌륭했던 북남합의가 한걸음도 이행의 빛을 보지 못한 것은 남측이 스스로 제 목에 걸어놓은 친미사대의 올가미 때문"이라며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흰목을 뽑아들 때에 조차 '제재의 틀 안에서'라는 전제 조건을 절대적으로 덧붙여왔다. 이제는 남조선 당국자들이 우리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나앉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남북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상전이 강박하는 '한미실무그룹'이라는 것을 덥썩 받아 물고 백악관을 섬겨 바쳐왔다"며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종합하면 북측이 '미국의 눈치를 보지말고 제재의 틀을 걷어내고 독자적 남북협력을 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북 전단 살포 문제 발생의 본질은 하노이 노딜 회담 이후 누적된 남쪽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라면서 "전단 살포 문제를 해결한다고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북한은 정면돌파전 차원에서 준비해 온 정교한 로드맵을 대북전단 문제를 빌미로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에도 정부는 우선적으로 국내 전단 살포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7일 북한 전문가들과 함께한 오찬에서도 대북 전단과 관련한 우려를 내고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오찬 참석자는 "대북 전단 살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면서 "법을 제정하는 것 등과 관련 실무 부서나 관계자들이 철저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현하셨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는 4·27 판문점 선언 등을 포함한 남북합의 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을 기회로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또 접경지역 주민들의 재산권과 생명권에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비단 북한의 요구가 아니라도 해결해야하는 문제로 보고 있다.

권태준 법무법인 공존 변호사는 전날 개최된 '제66차 통인전략포럼 대북전단과 남북관계 : 쟁점과 해법'에서 "현행법상 전단 살포 행위 자체를 금지할 근거는 불충분한 바 대북전단 관련 북한의 군사도발은 우리 사회공동체의 입장에서 통제 가능한 변수로, 전단 살포행위를 금지할 형사 정책적 필요성은 충분하다"면서 관련 법 제·개정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