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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통큰 선례냐, 판 깨기냐…기로 선 노사정
'위기극복' 통큰 선례냐, 판 깨기냐…기로 선 노사정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6.2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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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화'에 앞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정 총리,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2020.6.18/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한 달 넘게 추진 중인 총리실 주도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사실상 합의 시한을 하루 남겨두고 있다.

29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노사정은 지난 26일 개최한 부대표급 회의에서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오는 30일까지 최대한 합의문을 조율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요 의제 중에는 노사 간극이 매우 크거나, 노사가 합의에 이르렀더라도 재정 투입에 소극적인 정부 태도로 인해 타결이 어려운 안건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5월 중순부터 추진 중인 이번 대화는 Δ고용유지 Δ기업 살리기 Δ사회안전망 확대 등 주요 안건을 두고 참여 주체들이 줄다리기를 하는 양상이다.

당초 22년 만에 양대노총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라는 점에서 이목을 모았으나, 합의 전망은 어둡다.

노동계는 고용유지 안건에 있어 경영계가 해고금지와 임금인상 자제를 맞교환하는 식의 '대타협'을 요구하고 있는 데 반발하고 있다.

대신 노동계는 정규직 임금 인상분으로 취약계층 지원기금을 설립해 고용유지를 실현하자고 주장한다. 이는 경영계가 "노동계 측 고통분담이 없는 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기업 살리기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휴업수당의 최대 90%를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의 연말 연장 정도만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이나 고용보험료 인상 등 사회안전망 확대에 대해서도 정부를 포함한 대화 주체들이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밖에 경영계가 탄려근로제 확대, 주 52시간제 일부 완화 등 노동 유연화를 대화 안건으로 꺼낸 데에서도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노동계의 상병수당(질병·입원 등에 따른 임금 손실분을 보전해 주는 제도) 도입 요구도 정부·경영계의 반대를 사고 있는 상황이다.

협상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노총은 대화의 결론이 이달 말까지 나지 않을 경우 불참을 예고한 상태다.

세간에서는 이번 코로나 위기가 1990년대 중반 외환위기 당시보다 취약계층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노사정이 한 달 동안 대화 끝에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위기 상황에서 노사정이 협력에 실패한 오명으로 남게 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했을 때, 노사정이 사실상 합의 기한인 30일에 대표자 회의를 열어 어떻게든 합의문에 서명할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물론 노동계 일각에서는 노사정이 이처럼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더라도 합의문 내용은 실질 없는 허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회의에 참여하는 한 노동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어려운 엄중한 상황인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