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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지휘권 행사에 "실체 밝힐 적법지휘" vs "수사 독립성 훼손"
추미애 지휘권 행사에 "실체 밝힐 적법지휘" vs "수사 독립성 훼손"
  • 이호진 기자
  • 승인 2020.07.0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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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하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사진은 지난 1월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윤석열 검찰총장이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뉴스1DB)2020.7.2/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소집을 결정한 '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련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절차 중단과 수사팀의 수사 독립성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수사지휘를 내린 데 대해 법조계에서는 지휘의 적절성을 두고 의견이 나뉘었다.

자문단 소집 결정 과정과 위원 선정 과정에서 윤 총장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이 불거지는 등 공정성에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기 위한 적법한 지시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나쁜 선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지휘권이 존재하지 않는데 행사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검찰청법 8조에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돼있다"며 추 장관의 지휘가 적법하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검언유착이라는 막중한 사안에서 (전문자문단 소집으로) 수사가 더뎌지고 있다"며 "윤 총장 측근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공정하게 수사하고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지휘 수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법률에 규정돼 있지만 자문단은 법령에 근거한 제도는 아니다"라며 "지휘권 발동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수사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역대 법무부 장관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2005년 10월1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강정구 교수 사건의 신병처리와 관련해 불구속 수사를 지시한 이후 두번째다.

지청장 출신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 지휘권은 정치권력의 검찰수사 개입을 통해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며 "지휘권 규정이 있는 국가에서도 극히 행사를 자제해온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대검이 추 장관의 지시를 무조건 수용할 경우 앞으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사건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검찰 수사의 독립성 훼손을 우려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도 수사팀의 독립성을 보장하라며 사실상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지시 내용을 들며 "장관의 지휘권 행사는 존중해야 하지만, 이 부분은 근거가 추상적이라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직무 권한을 박탈할 땐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와 대검찰청, 검찰 내부의 잡음이 계속되는 상황 자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 논하기에 앞서 국민이 검찰권을 바라보는 시각에 혼선이 생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원만하게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검은 3일 예정됐던 자문단 소집을 취소하고 전국 고검장과 지검장을 각각 소집해 회의를 열고 추 장관의 지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