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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에 박지원까지…남북 해결사 다 모으고 한명도 안뺀 文 '승부수'
임종석에 박지원까지…남북 해결사 다 모으고 한명도 안뺀 文 '승부수'
  • 이호진 기자
  • 승인 2020.07.0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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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3일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단행했다.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의원이 임명됐고 통일부 장관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안보실장에는 서훈 국정원장이 각각 내정됐다. (뉴스1 DB) 2020.7.3/뉴스1 (뉴스1 DB) 2020.7.3/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일 통일부 장관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을 각각 내정하는 등 이른바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기용해 문정인 특보와 함께 문 대통령을 보좌하도록 했다.

이날 인사로 이 의원과 박 전 의원, 임 전 실장까지 남북문제 역량과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들이 새롭게 외교안보라인에 합류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자리를 교체하면서 물러난 인사가 한 명도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국정원장은 국가안보실장으로, 안보실장은 대통령 특보로 각각 옮겨 여전히 문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남북 문제 등 안보 사안을 챙기게 되면서 외교안보라인은 한층 확장됐다.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확대 재편이 이뤄짐에 따라 대북전단(삐라) 살포에 반발해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던 남북관계의 반전 모멘텀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의 이번 외교안보라인 재편에는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는 남북관계를 풀어내고, 북미 대화를 재추동하는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연내에 자신의 대북 구상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게 아니냐는 풀이까지 나온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기용된 서훈 원장과 외교안보특보로 임명된 임 전 실장과 정 실장은 모두 문재인정부에서 진행된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활약했던 인물들이다.

여기에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주역인 박 전 의원을 국정원장에, 북한 문제에 정통한 이인영 의원을 통일부장관에 각각 포진시키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진용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미 행정부에 상당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신뢰가 두터운 서 원장을 국가안보실장에, 정 실장을 외교안보특보로 각각 기용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과 동시에 북미간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구상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서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겠다. 우리 주변국과의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고, 특보로 임명된 정 실장은 "현재 한반도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그간 남북미 3국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평화 프로세스가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통일부 장관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국회의원을 내정하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서훈 국정원장이 3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7.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그간 독자적 남북협력 사업을 북한에 제안해 온 데 이어 최근 EU(유럽연합) 신지도부와 화상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바라기로는 미국 대선 이전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그간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이끌었던 서 원장과 정 실장에 더해 경륜을 갖춘 박 전 의원을 발탁한 것은 '안정'을 꾀하고, 이인영 내정자와 임 전 비서실장을 기용한 것은 '돌파'를 위한 이중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통일부장관에 4선 의원 출신으로 집권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 내정자를 선택한 것을 두고 최근 여권 내에서 제기되는 '통일부 위상 강화론'과 맞물려 부총리급 격상이 이뤄질지도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이 중량급 정치인을 통일부장관에 기용한 것은 대북정책과 관련한 주무 부처인 통일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다.

외교안보 특보로 임명된 임 전 실장이 앞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임 전 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으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전 실장측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특보 본연의 임무인 대통령의 의사를 주변국에 정확히 전달하고, 관계부처와 소통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문 대통령께서 특히 남북관계 측면에서 정상간 합의사항과 군사합의 이행에 대한 로드맵을 잘 짜서 대통령께 보고를 드리고, 관계부처를 독려하는 역할을 맡겨주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인물은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다. 박 내정자는 범여권으로 분류돼 오긴 했지만, 문 대통령과는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었던 인물이다. 박 내정자는 지난 20대 총선과 19대 대선 당시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지원했었다.

그간 청와대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협치' 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타 정당 및 정파 인사의 입각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김제남 전 정의당 의원을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으로 발탁한 것 외에는 별다른 성과물이 없었다.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국정원장이라는 핵심 직책에 박 내정자를 발탁한 것은 '협치'의 의미도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